‘반지하 주택’ 줄이는 시대, 경기 광주는 왜 늘었나

입력 2021-04-04 10:49

전반적으로 반지하 주택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 경기 광주지역에서는 유독 반지하 주택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이 4일 발표한 ‘다중생활시설(반지하) 거주환경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경기도 내 반지하 주택은 2018년 9만6009가구, 2019년 9만3023가구, 지난해(이상 매년 9월 기준) 9만912가구로 매년 3000가구 정도씩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 내에 있는 반지하 주택은 부천(1만5450가구), 수원(1만4452가구), 성남(1만2165가구), 안양(1만155가구) 등 대도시에 집중됐다.

시군별로는 성남시(-908가구), 의왕시(-512가구), 안산시(-402가구) 등에서는 멸실되는 추세인 반면 광주시(+132가구)에서는 오히려 신규 공급이 증가했다.

광주시에서 2018년 121가구, 2019년 119가구 등 최근 3년간 매년 100가구 이상의 반지하 주택이 새로 들어섰지만, 같은 기간 멸실된 반지하 주택은 2019년 33가구뿐이었다.

이는 ‘반지하 주택’을 줄여가려는 전체적인 추세와도 역행한다. 영화 ‘기생충’ 속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해 관심을 받기도 한 반지하 주택은 실내 오염에 취약하고 배수가 어려운 데다 복잡한 임대차 관계 등으로 민원도 잦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반지하 주거형태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집수리 지원 대책을 발표, 추진 중이기도 하다.

2015년 통계청의 ‘주택 이외의 거처주거 실태조사’를 보면 전국 반지하 주택의 90%(서울 62.8%, 경기 27.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가구당 평균 전용면적은 76%가 40∼60㎡ 규모이나 거주 환경이 불량해 최저 주거기준 미달시설로 분류된다.

경기연구원은 경기 광주의 ‘반지하 주택’ 상황과 관련해 ▲ 건축법 개정으로 신규 건축 허가 제한 ▲ 용도 변경형 리모델링으로 공동시설 또는 주차장 전환 ▲ 소유주·임차인 지원을 통한 이전·멸실 유도 등을 제안했다.

남지현 연구위원은 “거주환경이 매우 열악해 리모델링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자연 멸실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우선 시행하고, 입지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물리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