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회” 부모 잃은 7남매 모두 입양한 美 부부

입력 2021-04-04 05:00 수정 2021-04-04 05:00
팸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의 한 중년 부부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7남매를 모두 입양한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1일(현지시간) NBC, 폭스뉴스 등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에 사는 팸(50)과 게리 윌리스(53)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윌리스 부부는 2019년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7남매가 한 가정에 모두 입양되길 원한다’는 내용을 접했다. 이들의 부모는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어 어린 남매들은 당시 1년 넘게 가정위탁 중인 상태였다.

팸은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아이들의 엄마가 돼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팸은 “은퇴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남편은 아마 내가 미쳤다고 말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운명처럼 남편 게리 역시 팸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팸 부부가 입양한 7남매와 친자식들. 팸 인스타그램 캡처

이미 5명의 성인 자녀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부부는 과거에 단 한 번도 입양을 생각해본 적 없었다. 더군다나 부부가 광고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때는 이미 수천명이 7남매 입양 의사를 밝힌 뒤였다. 하지만 일단 입양을 결심한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부부는 두 달 뒤 7남매와 매칭됐고, 지난해 8월 정식 입양 절차를 거쳐 법적으로 진짜 가족이 됐다. 이렇게 부부는 4살부터 15살 된 7남매의 새 부모가 되어줬다. 팸은 지난해 8월 열린 입양 행사에서 “새 아이들은 우리에게 두 번째 육아 기회를 줬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두 번째 아빠, 엄마가 됐다”면서 “아이들은 우리의 두 번째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에 와서 마음을 잡고 생활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사망한 친부모가 마약중독을 앓고 있었고, 이 때문에 7남매가 노숙자 쉼터를 전전하는 등 이미 큰 고통을 겪은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팸 인스타그램 캡처

팸은 “입양 초기 7살이었던 아이가 한밤중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면서 “‘악몽을 꿨냐’고 묻자 아이는 ‘새 부모님이 방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또 “당시 아이들은 우리가 진짜 부모라는 것을 완전히 믿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아마 우리가 금방 떠날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7남매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윌리스 부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누리꾼들은 “내가 제일 존경하는 가족” “이 가족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팸의 가족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