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열차사고로 54명 사망·156명 부상…사상자 늘 수도

입력 2021-04-02 19:23
2일(현지시간) 대만 동부 화롄의 한 터널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 구조대가 출동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만 적십자회 제공

대만에서 청명절 연휴 첫날인 2일 열차 한 대가 터널 안에서 탈선해 50명가량이 사망하고 150명 넘게 부상하는 최악의 열차 사고가 발생했다.

대만 현지 언론은 1961년 48명이 사망한 사고 이래 사상자 규모가 가장 큰 열차 사고이며,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소방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날 오전 9시28분쯤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수린(樹林)에서 타이둥(台東)으로 향하던 타이루거(太魯閣) 408호 열차가 화롄(花蓮) 다칭수이 터널 안에서 선로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타이루거 열차는 대만 동부 지역으로 가는 가장 빠른 열차로 최고속도가 시속 130㎞에 달한다.
2일(현지시간) 대만 동부 화롄의 터널 안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의 대피를 돕고 있다. 대만 적십자 제공.

대만 NEXT TV는 이번 사고로 오후 5시까지 54명이 사망하고 156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대만 철도 당국 대변인은 터널 인근 선로 주변 산비탈의 공사현장에 주차돼 있던 트럭이 선로로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열차와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당시 트럭에는 사이드 브레이크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으며, 열차가 트럭과 충돌했을 당시의 속도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만 교통부는 총 8칸 규모의 해당 열차에 490명의 승객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승객 이외 승무원도 4명이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대만 동부 화롄의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 구조대원들이 출동해 대응하고 있다. 터널 안에서 탈선한 열차의 앞부분이 터널 바깥으로 나와 있다. 대만 적십자 제공.

대만 빈과일보는 열차가 만석이었던 탓에 100명 정도가 입석 승객이었고 이들 일부가 사고와 동시에 열차 밖으로 튕겨 나갔다고 보도했다.

NEXT TV는 사고 직후 많은 승객이 스스로 창문을 깨고 탈출했으나 200여명이 열차 내 갇힌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로 전체 전원이 차단되면서 열차 내부에 산소, 물, 전기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