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가 임박한 쌍용차가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닌 만큼 계속 창구를 열어놓고 HAAH와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지난달 31일까지 HAAH오토모티브와 인수 협의를 이루지 못하자 법원은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키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2일 “쌍용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임금 삭감, 복지 축소 등을 받아들이며 열심히 노력해왔고, 올해 들어서는 급여를 절반씩만 받으며 라인을 돌렸다”며 “국내 자동차산업과 일자리 유지를 위한 채권단의 긍정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전날 법원은 쌍용차의 주채권자인 한국산업은행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의견 조회서를 보냈다.
서울회생법원은 “두 차례에 걸쳐 쌍용차에 대해 기회를 부여했으나 기한 내에 유의미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으므로, 더 절차를 지연시킬 수 없어 부득이하게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절차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쌍용차, 채권자, 기타 이해관계인들이 인수합병(M&A) 절차를 포함해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등을 제시할 경우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해 주채권자인 산은의 판단 등에 따라 쌍용차에 시간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문재인정부가 12년간 지속했던 쌍용차 사태를 해결한 것을 고려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인도 방문 당시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에게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을 요청했고, 이후 남은 46명의 해고자까지 쌍용차에 복직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개시를 신청했고, 이후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와 협의를 진행해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뒤 회생 계획안을 채권자들과 공유해 단기법정관리(P플랜)를 추진한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