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쥐’라 불리는 멸종위기종 붉은박쥐가 무등산국립공원에서 탈진 상태로 발견됐으나 폐사했다.
2일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무등산 탐방로 입구 길가에서 천연기념물 제45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붉은박쥐가 부상당한 채로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후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구조해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졌으나 이미 안면손상과 비막 열상이 진행된 상태였다. 이틀간의 집중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붉은박쥐는 살아나지 못했다.
박쥐의 경우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에 기력이 매우 쇠약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 쉬운데, 이 박쥐 역시 그 같은 경우로 추정되고 있다.
붉은박쥐는 몸길이가 4~6cm 정도로 몸통 부분이 오렌지색을 띠고 귀바퀴와 날개막은 검은색이어서 ‘황금박쥐’라고 불린다.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주로 자연동굴이나 폐광 등에서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겨울잠을 잔다.
임윤희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황금박쥐의 발견은 무등산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