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90)와 함께 사전투표 현장을 찾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후보 1위에 오른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남길 정치적 파장을 고려, 현장에서의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윤 전 총장은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팡이를 짚은 윤 교수를 부축한 윤 전 총장은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기력이 정정치 않으셔서 같이 왔다”며 조용히 한 표를 행사한 채 빠르게 투표장을 빠져나왔다.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 이후 첫 공식 일정이었기에 수많은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전투표를 첫 공식 일정으로 선택한 이유, 대권 행보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 정치적 행보는 언제 본격화 될 것이냐는 등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지만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윤 전 총장 측근은 “정당인도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정치적 의사 표명이나 투표 촉구 등의 정치적 행위는 자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본 투표가 아닌 사전투표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 자체로 보수층 일각의 ‘사전투표 조작설’을 부정하고 국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따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투표 독려 호소문을 발표한 뒤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의 정치적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보기에는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한다는 것 자체가 무슨 커다랗게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서대문구 창천동 신촌파랑고래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안 대표는 “무능과 위선을 심판하는 첫날”이라며 “사전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국민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된다는 표시로 유불리를 떠나 독려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