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와 조 전 부사장, 대호개발은 전날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이 종료돼 상호 간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 및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율은 17.54%,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5.71%, 대호개발 및 특별관계자(한영개발·반도개발)의 지분율은 17.15%다.
3자연합의 결별은 업계에서 이미 예견했던 바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으로 예기치 않게 산업은행이 조 회장 측의 우호 세력이 되면서 지분 다툼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40.39%로 조 회장 측 지분(36.66%)과 산은 지분(10.66%)을 합한 수치보다 적다. 이들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통과된 지난달 말 주총에서도 주주 제안을 하지 않고 모든 안건에 기권표를 던졌다.
이날 KCGI은 입장문을 내고 “3자연합은 한진그룹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지난해 결성된 후 분산된 지분구성, 입증되지 않은 후계자 및 오너 중심의 독단적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문경영체제 도입을 주장했다”며 “결과적으로 두 차례 증자로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산은의 한진칼 증자 참여로 적은 지분으로 독단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현 한진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 장치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공동보유계약은 해지됐으나 앞으로도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필요하면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