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20대 남성 A씨가 피해자 중 한 명인 큰딸 B씨와 온라인 게임 정모에서 처음 만나, 당일 B씨의 뒤를 밟아 집 주소를 알아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라인서 알고 지내던 A씨와 B씨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처음 얼굴을 보게 됐고, 이후 피해자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동과 호수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1일 MBN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이 알게 된 곳은 온라인 게임 관련 단체 대화방이었다. 온라인에서만 만나던 이 대화방의 구성원들은 정모 형식의 모임을 논의하던 중 실제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이 모임에 참석한 뒤 B씨의 뒤를 몰래 밟아 자택 위치를 파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장기간에 걸쳐 스토킹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B씨 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지난 1월 말부터 B씨를 스토킹했다”며 “B씨가 스토킹 피해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지난 1월 말부터 자신의 지인들에게 “집 주소를 말해준 적도 없는데 A씨가 찾아온다” “진짜로 많이 무섭다” “집에 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 등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자신이 A씨의 전화를 계속 피하자 A씨가 집 앞에서 8시간이나 기다려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했다고도 했다.
경찰은 B씨 집 주변 기지국 자료를 통신사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3일 B씨의 집에 찾아가 집안에 숨어있다가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하고, 뒤이어 온 B씨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이틀간 집에 머무르며 목과 배, 팔목 등에 칼로 수차례 자해했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친구와 이틀째 연락이 안 된다’는 B씨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안에서 세 모녀의 시신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자해한 A씨는 인근 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A씨에 대한 조사나 체포영장 집행은 A씨가 일반 병실로 옮겨진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은 커지고 있다. A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게시된 지 3일 만인 지난달 31일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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