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불리는 중앙 공격수 얼링 할란드(20)가 스페인 라리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동시에 스페인 현지에서 이적 관련 대화를 한 일이 보도됐다. 세계 최고의 부자구단인 두 팀 중 하나가 할란드를 향한 구애에 성공할지, 혹은 제3의 구단으로 협상 테이블이 넘어갈지가 팬들의 관심사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할란드의 부친인 알프-잉그 할란드와 에이전트 미노 라이올라는 전날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위해 스페인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의 후안 라포르타 신임 회장이 할란드 영입을 원한다고 발언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할란드의 현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할란드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팔지 않을 것이란 태도다. 미하엘 조르치 도르트문트 단장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라이올라와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우리 방침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올라의 움직임은 도르트문트와의 이 같은 태도와는 별개로 활발하다. 더타임스는 할란드의 부친과 라이올라가 스페인 방문 뒤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등 할란드 영입을 원하는 다른 거대구단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의 라포르타 회장과 마티유 알레마니 풋볼디렉터는 두 시간여에 걸친 협상 자리에서 할란드가 도르트문트를 이번 여름 떠나기로 결심한다면 이적 제안을 도르트문트 측에 할 의사를 밝혔다. 다른 자세한 사항은 이 자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올해 초 라포르타 회장이 바르셀로나 회장직에 당선되기 전 할란드 부친, 라이올라와 비밀리에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만일 자신이 회장직에 당선된다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라포르타 회장은 이전부터 라이올라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가 할란드를 영입한다면 프렌차이즈 스타 리오넬 메시의 계약종료와도 맞물려 자연스레 세대교체를 하는 셈이 된다.
라포르타 회장은 과거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바르셀로나 회장을 지낼 때도 라이올라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라이올라의 고객인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브라질 수비수 막스웰 영입은 당시 이뤄진 일이었다. 라이올라는 후일 2015년 바르셀로나 회장 선거에서 라포르타가 당선됐다면 폴 포그바가 맨유가 아닌 바르셀로나에 갔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변수는 재정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 구단 모두 최근 공개한 바에 따르면 현재 부채가 상당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에 결정적 타격을 입어서다. 축구이적 전문 웹사이트 트랜스퍼마켓은 할란드의 몸값을 1억1000만 유로(약 1460억원)로 계산하고 있다.
EPL 최고의 부자구단 맨시티 역시 할란드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세르히오 아게로의 대체자가 필요해서다. 그러나 과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시절 이브라히모비치를 둘러싸고 라이올라와 설전을 주고받는 등 관계가 원만하지는 않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