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가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야구장의 1회용품 퇴출에 나섰다. 하지만 1회 용품을 그대로 둔 채 원하는 사람에 한해 다회용 컵을 사용하도록 하는 정도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서울 소재 야구장에 플라스틱 응원도구의 판매와 반입을 금지한데 이어 오는 3일 오후 2시 2021 KBO 리그 개막에 맞춰 고척돔 야구 경기장(고척스카이돔)에서 1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3일부터 29일까지 고척돔 야구장에서 키움히어로즈 홈경기(14회) 중 시행된다.
서울시는 2018년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서울시설공단․프로야구단과 협력해 1회용 비닐 응원막대를 퇴출하는 등 1회용품 폐기물 감축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 동안 경기장내 다양한 식음료 판매로 1회 용기 사용은 증가했으나 경기종료 후 다수의 관람객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1회 용기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처리되어 개선이 요구되어 왔다. 고척돔 야구장의 경우 올해부터 분리수거함 수거횟수를 기존 1회에서 3회로 늘려 관람객의 올바른 분리수거를 유도하는 등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고척돔 야구장에서 다회용 컵 사용을 희망하는 관중은 야구장 C게이트(내야2층 중앙) 앞에 마련된 다회용 컵 대여 부스에서 보증금(1000원) 납부 후 다회용 컵을 대여하여 식음료 매장에서 음료를 구매하면 된다. 음료섭취 후 반납 부스에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회수된 다회용 컵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하여 전문 세척업체를 통해 철저하게 세척·소독하여 경기장에서 재사용된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야구장 내 1회용품 폐기물 절감효과와 시민의 시범사업 참여 정도 등을 분석하여 향후 잠실야구장 등 타 체육시설까지 다회용 컵 사용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기간 동안 다회용 컵 사용 여부는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어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보증금을 내고 환불받는 과정도 번거로운데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다회용 컵을 재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기 때문이다.
또 많은 관중이 드나드는 잠실야구장은 시범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심야구장 측과도 시범사업 실시여부를 협의했으나 고척스카이돔과 달리 잠실야구장은 두산과 LG구단측에서 운영하는데 다회용 컵 사용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