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당국 “국가 평판 손상, 1조원 배상 요구”

입력 2021-04-01 23:03
지난달 25일 수에즈운하 당국이 좌초된 에버 기븐호를 물에 띄우기 위해 굴착작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수에즈운하 당국이 좌초로 운항 먹통 사태를 일으킨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를 두고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CSA) 청장은 이날 현지 TV에 나와 “이번 사태로 이집트의 평판이 손상돼 마땅히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에버기븐호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이 이날 “우리가 보상금 지급을 요구받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라비 청장은 “배상 액수는 운송료, 준설·인양 작업으로 인한 운하 파손, 장비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어느 곳에 배상금을 청구할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에버기븐호의 소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과 배상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에즈운하에 좌초됐던 에버기븐호의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모습. AFP 연합뉴스

앞서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운하 중간에서 좌초했다. 길이 400m, 폭 59m 초대형선인 이 배는 운하를 사선으로 가로막아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당시 대기 선박만 420여 척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