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 성희롱, 자사고라고 덮으려 한다” 천안 여고생들 호소

입력 2021-04-02 08:37
디시인사이드의 해당 고등학교 게시판은 폐쇄 신청 중이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천안의 한 남자 고등학교 학생들이 인근 여자 고등학교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천안 XX고 남학생들의 성희롱을 폭로합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충청남도 천안 소재 XX고등학교 남학생들이 학교 이름으로 된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커뮤니티에 작성한 XX여자고등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이를 덮으려고 한 관계자들을 폭로한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벌어진 성희롱성 발언을 담은 캡처 사진이 첨부됐다.

성희롱성 게시글들은 현재 해당 커뮤니티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해당 남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그 X 혼내주고 싶음” “XX라인 보이는 거 더 선명하게 하고 싶음” “XXX를 찰싹찰싹 때리고 싶음” 등 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하는 글을 작성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XX(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단어)들 자습하던데” “그X XX에서 모유 쭉 빨아먹고 싶다” “XX하고 싶을 땐 여고 안에다 싸라” 등의 글과 댓글을 남기며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

남고 학생들이 여고 화장실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한 여학생이 항의하자 이들은 “떡볶이 버리러 들어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남고와 여고는 다른 학교지만 같은 울타리 안에 있으며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피해 사실을 접한 여고 측은 남고 측에 즉각 항의했다. 이에 남고 교사로 추정되는 B씨는 “디시인사이드에 여고 학생들과 관련한 성희롱 발언이 올라와 여고 측에서 항의가 들어왔다”며 “학생들에게 SNS에서 상대를 비방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주의시켜 달라”는 학내 공지를 띄웠다.

이어 “학생 2명이 여고 1층 여자화장실에서 나오는 것을 다른 학생이 보고 신고했다. 몰래카메라 설치를 했을 수 있어 탐지 기계로 확인해본 결과 설치는 되어있지 않았다”며 “CCTV를 통해 확인하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이들에게 여자화장실 출입은 안 된다고 교육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후 일부 학생이 해당 공지를 캡처해 디시인사이드에 올리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교사 B씨는 학급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너희 내가 올린 공지 캡처해서 디시인사이드에 올렸냐”며 “우리끼리만 알아야 할 사실을 왜 퍼다 나르냐. 나 곤란해진다”고 타박했다.

폭로 글 작성자 A씨는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XX고 학생이 여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는 국어실 방향으로 자위로 하다 도망친 사건이 있었다”며 “이 사건 또한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고 흐지부지 넘어갔다. 해결방법이라곤 여고 국어실에 시트지를 붙여 바깥쪽이 보이지 않게 하는 게 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XX고는 유명한 자사고 중 하나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이유로 이러한 사건들이 자꾸 묻히고 있다”며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도와달라”며 호소했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그런가 하면 남학생들은 SNS를 통해 특정 여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며 각종 비난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도 “XX 크다는 XXX(이름)이 누구야” “XXX(이름) X통 X나 X고 싶네 XXX” 이라며 대상을 특정한 성희롱 발언이 다수 발견됐다.

현재 이 커뮤니티 갤러리에는 관련된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폐쇄신청이 돼 있다는 알림 글이 뜨고 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픈 커뮤니티여서 실제 학생들이 글을 썼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두 학교에서 스쿨폴리스를 통해 조사를 요청한 상태”라며 “남자고 측에서 성인지 교육을 하고 학생 생활지도를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승연 인턴기자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