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재윤 전남소방본부장
지난 해 4월 1일은 소방공무원이 염원했던 소방 국가직 전환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47년 만에 시작된 날이다. 오늘로 1년을 맞는다.
소방관 국가직 전환은 소방공무원 뿐만 아니라 국민들까지 직접 나서서 1인 시위에 참가했었다. 2016년 발의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통과를 기원하는 ‘소방관Go 챌린지’ 운동도 모든 국민이 함께 했다. 그 결과, 2019년 11월 19일 소방공무원법 등 6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전 직원이 기뻐했던 기억이 선하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후 국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조직과 인력증원, 지휘체계, 소방재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국가기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현 정부 공약인 소방공무원 현장 부족인력 2만 명 추진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1만2322명을 충원 완료하여 차질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단위 소방력 운용체계 확립으로 시도 간의 경계를 초월한 관할 구역 구분 없이 재난현장 출동체계가 마련됐다. 전남소방본부에서도 지난 해 4월 경북 안동과 5월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발생 지역에 소방력을 지원하여 공동 대응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시 구급대원을 수도권에 급파하여 확진환자 등 안전이송에 적극 동참했다.
또한, 시도 일반회계와 분리한 소방특별회계 설치의 법제화로 소방정책사업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소방재정의 독립적 운용기반이 조성됐다.
이로 인해 전남의 경우 2021년 2월 일반회계의 정책사업비 전입금액을 보통세의 1000분의 10이상으로 하는 「전라남도 소방특별회계 설치조례」 개정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전입금을 확보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의무화 역시, 저가 하도급 병폐를 해소하고, 건전한 중․소 소방공사업체가 직접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소방시설 품질향상 기반이 마련됐다.
중앙 소방정책에 맞춰 전남도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현장 부족인력 2192명 대비 2017년부터 지금까지 1308명을 충원했다. 올해도 459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전남의 22개 시군 중 소방서 미설치 지역이었던 장흥군 등 6개 군 가운데 올해 장흥·완도소방서가 신설됐다. 금년에는 신안군과 진도군, 2022년에는 구례군과 곡성군에 소방서가 설치되면, 전남의 모든 시군에 소방안전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그에 따라 화재현장 도착 시간이 2016년 8분13초이던 것이 2020년에는 7분50초로 23초 줄었다. 1인당 관할면적은 5.13㎢에서 3.08㎢로 감소했다. 또한, 구급차 3인 탑승률은 2016년 1.7%에서 지난해 91.9%로 크게 증가하여, 심정지 환자 자발순환 소생률도 3.2%에서 9.7%로 늘어 5년간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년 예산은 전년도보다 579억원이 증가한 3701억원으로 소방청사 8개소 신·증축을 통한 근무환경 개선과 고가사다리차 등 소방차량 보강 및 다목적 중형 소방헬기 도입 사업에 사용하게 된다.
국가직 전환 1년을 되짚어 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짧지만은 않다. 현장 부족인력 2만명 충원의 차질 없는 이행과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 제도의 완전한 정착, 소방안전교부세율 인상, 소방조직의 완전한 독립 등 남은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해야 할 숙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소방정책의 1순위는 국민에게 보다 나은 안전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2년차 소방정책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보다 나은 성과로 소방을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시기이다.
‘거대한 공룡의 비애’에 나오는 브론토사우루스 공룡은 “꼬리쪽 위험을 느끼는데 무려 20초가 걸려 가장 먼저 멸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무감각하고 조여 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좌절만 남는다”는 교훈이다.
우리 소방은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맞는 소방정책 추진으로 국민이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고, 국민의 생활이 보다 안전하고 행복하도록 국민과 동행하는 전남소방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장흥=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