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없는 집, 택배기사한테 문자 받았습니다” [사연뉴스]

입력 2021-04-01 18:48
본문과 무관한 이미지(왼쪽)와 문자 내용(오른쪽).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커뮤니티

최근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 사는 한 주민이 택배기사로부터 받은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기사님한테 항의 문자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습니다. 작성자 A씨는 택배기사에게 받은 문자를 캡처한 뒤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고 싶다”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저층 아파트 5층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택배를 시킬 때마다 기사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곤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택배기사로부터 문자 한통을 받았습니다. 자주 오는 택배사가 아닌 한 달에 한 번 정도 배달하는 택배사였다고 하네요. 갑작스러운 문자에 A씨는 몹시 당황스러웠다고 말합니다. 문자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물건이 연속으로 오는데 다음부터는 한 번에 좀 시켜 주세요.
3일 내내 하루에 5층씩 오르면 택배기사 보고 죽으라는 것밖에 안 됩니다.
다음에는 꼭 같이 시키세요.’

온라인커뮤니티

A씨는 “가벼운 물품의 경우에는 올라오지 않고 그냥 1층 우편함에 놓고 가는 경우도 있어 그러려니 했는데 이런 경우에는 뭐라고 답변해야 하나요”라며 “사실 택배라는 게 해당 택배사로 올지 안 올지도 모르고 몰아서 시키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바로 회사에 항의해야 한다” “힘든 건 알지만 굳이 저렇게까지” “저렇게 문자 보내는 건 선 넘는 것” “엘리베이터 없는 5층이면 지옥이긴 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일 바쁘게 택배를 배달하는 기사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계단으로 5층까지 올라가는 게 힘들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주지와 연락처를 모두 아는 택배기사의 문자는 어쩐지 협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택배기사의 의도 역시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호소나 부탁, 혹은 항의나 비난으로도 읽힙니다.

그래서일까요. 반응도 가지각색인데요. 택배기사의 항의 문자, 여러분이 받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만약 답 문자를 보낸다면 여러분은 어떤 말을 하게 될까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