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롤 안에 새 한마리씩…美서 새 29마리 밀수 적발

입력 2021-04-02 00:05
되새를 집어넣고 그물망으로 밀봉해 들여온 헤어롤. 트위터 CBP 캡처

남미 가이아나의 남성이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작은 헤어롤에 새를 집어넣어 밀수하다 적발됐다.

1일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28일 남미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에서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으로 입국한 가이아나 남성(26)의 가방에서 머리카락에 웨이브를 넣을 때 사용하는 헤어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문제는 각각의 헤어롤 안에 ‘되새’라는 새가 29마리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CBP 직원들은 당시 JFK 공항에서 수하물 검사를 하다 이상한 물체가 들어있다고 판단해 가이아나 남성을 불러세웠다. 직원들은 그의 짐을 열었고 그물망으로 밀봉된 29개 헤어롤에서 살아있는 되새들을 발견했다.

조지타운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직항편은 거리만 수천km에 달하고, 비행시간은 6시간 30분가량이다. 새들은 움직일 수 없는 크기의 헤어롤 안에 7시간 넘도록 갇혀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보호시설에서 격리 중인 되새들. 트위터 CBP 캡처

CBP는 해당 남성에게 과태료 300달러(약 34만 원)를 부과하고 입국을 불허했으며, 압류한 되새들은 국가 보호 시설로 보내 격리했다. CBP 뉴욕지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주 복잡하고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더욱 헌신적으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어류·야생동물 관리국(FWS)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헤어롤에 새들을 넣는 방식은 야생동물 밀매의 무서운 단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조류를 미국에 수출할 때는 세관에 신고하는 등 적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CB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역 세관에서 적발된 식물, 육류, 축산가공물 등의 불법 반입 사례는 3091건에 달한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