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내로남불 혁파하겠다”…김종인 “정치에서 후회는 끝”

입력 2021-04-01 17:43

4·7 재보궐선거에서 여야 승패를 가를 분수령인 사전투표(2~3일)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오는 7일 평일에 치러지는 재보선보다 주말을 낀 사전투표일이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반성과 읍소 전략에 나선 것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1일 대국민 성명을 통해 “원인이 무엇이든 저희가 부족했다”며 “다시한번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특히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내로남불 자세도 혁파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저희가 부족했다”고 한데 이어 이틀 연속 고개를 숙였다. 특히 민주당 최고지도부가 그간 비판을 받아온 ‘내로남불’ 표현까지 쓰면서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김 대행은 성명에서 “생활적폐의 구조적 뿌리에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며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다. 청년세대 마음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책임지고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읍소 전략’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종민 양향자 최고위원에 이어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송영길 의원 등도 잇따라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민심과 20대 지지율이 동시에 흔들리며 여권에 불리한 선거 구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19일 유튜브방송에서 “(선거를) 거의 이긴 것 같다”고 말했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지금으로 봐서는 꼭 역전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부동산정책 실패 등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던 거대여당이 선거 판세가 기울자 이제와서 고개를 숙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LH 사태에 이어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의원 등의 전월세 인상 논란까지 불거지자 뒤늦게 자세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허영 대변인은 “김 대행이 박 의원에게 직접 전화해 경고와 자성을 촉구했다. 당 차원에서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읍소 전략을 ‘뒷북 사과’로 치부하며 동정표 차단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정치에서 후회라는 것은 끝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체면치레로 실패를 자인하는 행위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사과 쇼’를 한다 한들 이미 늦었다. 국민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등 모두 817명의 부동산 거래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관련 지역과 7년 이내 부동산 거래 내역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권익위는 위법한 사안이 발견되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즉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