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쇄 프랑스, 이번엔 학교도 닫는다… 캐나다 곳곳도 재봉쇄

입력 2021-04-01 17:14 수정 2021-04-01 17:26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피해가 극심한 프랑스가 결국 다시 전국 봉쇄로 돌아간다. 각급 학교들도 3주 이상 문을 닫는다. ‘교육만큼은 지키겠다’며 고수해온 학교 개방 방침까지 철회한 초강력 봉쇄 조치인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TV연설을 통해 “현재 19개 지역에서 시행 중인 봉쇄 조치를 오는 4월 3일부터 최소 4주 동안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가능한 한 ‘이 날’을 뒤로 미루려고 노력했지만, 불행히도 이제 그것은 우리에게 도착했다”면서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코로나19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수도 파리 등 프랑스 국토 3분의 1 정도에 적용됐던 이동 제한 조치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시민들은 오는 3일 저녁을 기점으로 주거지에서 반경 10㎞ 바깥으로 벗어나는 것이 금지된다. 불가피한 사유로 벗어나야할 경우에는 이동확인서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봉쇄 기간 동안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야간 통행이 금지돼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지역 간 이동은 불가피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천 금지된다.

업무는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필수 상점을 뺀 비필수 상점은 영업을 할 수 없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이번 봉쇄령으로 기업 15만곳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매월 110억 유로(약 14조6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처럼 과격한 결단을 내린 이유는 프랑스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유럽 본토에서 3차 유행이 본격화된 가운데 프랑스는 이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극심한 국가다. 프랑스의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평균 4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발표한 전날 공식 신규 확진자 수는 5만9038명에 달했다. 백신 접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영국 인구의 45.19%가 1회차 접종을 마친 데 반해 프랑스는 11.75%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코로나19 중증 환자 수는 지난해 말 2차 봉쇄령 당시 기록했던 최고점을 넘어섰고 중환자병동(ICU)은 이미 수용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프랑스병원연맹(FHF)은 지난주 “신규 확진자 증가세를 꺾지 못하면 전국의 병동이 몇 주 안에 ‘전례 없는 폭력적 충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 마비를 막기 위한 봉쇄령 단행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학교 개방 문제는 협상 사항일 수 없다”는 자기 소신까지 철회하고 오늘 5일부터 초등학교는 3주간, 중·고등학교는 4주간 학교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해 3월에는 두 달간 학교 폐쇄 조치를 시행했지만, 지난해 10월말 두 번째 봉쇄령을 내렸을 때는 등교 수업을 계속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되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퀘백주 주요 도시 곳곳에 다시 봉쇄령이 발령됐다.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퀘벡주 프랑수아 르고 주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3개 도시에 최소 열흘 간의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학교 폐쇄가 포함된 전면 봉쇄 조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