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가 올해 40년째를 맞이할 새 시즌 페넌트레이스를 관중의 박수소리와 함께 출발한다. ‘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가 변함없는 우승후보로 지목된 가운데, 외국인 자원을 알차게 확보한 LG 트윈스가 ‘대항마’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을야구행 티켓을 잡기 위한 5강권 경쟁에서는 추신수를 영입한 SSG 랜더스의 도전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1시즌 KBO리그는 오는 3일 오후 2시 전국 야구장 5곳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38일을 순연해 어린이날(5월 5일) 시작됐고, 관중석을 7월 26일에야 개방됐다. 올해에는 개막전을 경기장에서 관전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 10개 구단은 연고지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른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적용해 제한적으로나마 관중석을 개방하기로 했다.
개막 2연전의 경우 서울 잠실(KIA-두산)과 고척돔(삼성-키움), 인천(롯데-SSG), 경기도 수원(한화-KT)에서 경기장 수용인원의 10% 선에서 관객이 입장할 수 있다. 유일한 비수도권 경기인 LG와 NC의 경남 창원 2연전은 30% 선까지 관중석을 채울 수 있다. NC는 지난해 창단 첫 KBO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약속한 것처럼 개막 첫 날인 3일 관중석을 무료로 개방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당 144경기씩, 10월 8일까지 720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으로 편성돼 있다. 여름까지의 성적에서 포스트시즌의 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쿄올림픽 전후인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 20여일간 경기를 중단하는 ‘올림픽 브레이크’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올림픽으로 차출된 선수들의 몸 상태, 휴식 기간의 재정비가 후반기 레이스의 판세를 바꿔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NC는 KBO리그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 경우 지난해 우승을 한 번의 잔치로 끝내지 않고 ‘신흥 왕조’를 써나갈 수 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없어 대부분의 전력을 유지한 NC는 우승 멤버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와 ‘공포의 8번 타자’ 애런 알테어를 모두 붙잡고, 나머지 1명의 외국인 선수로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인 투수 웨스 파슨스를 영입하면서 외국인 자원도 보강했다.
LG는 NC의 독주를 저지할 유력 주자로 평가된다. LG는 지난해 팀 사상 최다로 38홈런을 터뜨린 로베르토 라모스, 같은 해 마운드에서 15승(7패)을 수확한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모두 붙잡았다. 여기에 새 좌완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를 영입해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외국인 자원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 어디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수준급 라인업을 구성한 셈이다. LG는 1994년을 마지막으로 탈환하지 못한 우승을 27년 만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했던 두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KT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강자들로 평가된다. 다만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메이저리그로 보낸 키움은 지난해 순위표에서 밑에 뒀던 롯데(7위)·삼성(8위)의 작지 않은 도전을 받을 수 있다. 롯데의 경우 이대호의 ‘2년 내 우승’ 공약으로 팀에 동기가 부여됐고, 나승엽·김진욱·손성빈 같은 신인 대어들을 모두 잡으면서 가을야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중위권 순위표의 변수는 SSG다. SSG는 지난해 KBO리그를 9위로 완주한 SK 와이번스 선수단을 그대로 계승했지만, 메이저리그 16년 경력의 추신수와 두산 내야수 최주환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18타수 5안타 4볼넷 4타점 2득점 타율 0.278을 기록해 출루와 득점에서 테이블세터로 능력을 보여준 추신수의 기여도가 SSG의 창단 첫해 순위를 결정할 열쇠로 평가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