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가 가장 많은 노원구가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적극 추진한다.
노원구는 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 지역 특성상 30년이 경과한 재건축 안전진단 대상 아파트가 모두 39곳, 5만9000여 세대에 이른다. 이 중 상계동의 13개 단지 2만8000세대의 공공 분양 주공아파트는 소방과 단열이 취약하고 층간소음, 수도관 노후, 주차장 부족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지역 내 아파트 단지는 모두 23곳이다. 2017년부터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요청서가 접수되면서 순차적으로 안전진단을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으로 인해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으로 현지조사(예비 안전진단) 후 정밀 안전진단이 이뤄지며 D등급(조건부 재건축)이나 E등급(재건축)을 받아야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노원구에서 재건축 추진이 가장 빠른 곳은 공릉동 태릉 우성 아파트다. 정밀 안전진단 결과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적정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음으로 진척이 빠른 곳은 상계 주공 6단지로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상계 주공 1단지 등 5곳은 현지조사를 통과했으며 상계 주공 2단지 등 14곳은 4월부터 매월 2개 단지씩 현지조사를 진행해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2018년 3월 개정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면서 구조적으로 취약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한 실정이다. 이에 노원구는 주차난과 설비 노후로 주민 불편이 많은 지역 실정을 감안해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 줄 것을 두 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먼저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항목별 기준점수 조정이다. 구조 안전성과 주거환경, 건축마감 설비, 비용 분석으로 이뤄진 항목별 기준 점수 가중치에서 주거환경 부분 점수를 높게 반영하고, 구조안전과 건축설비 가중치를 현행보다 낮춰 줄 것을 건의했다. 아파트 재건축의 목적이 구조안전 외에도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에 있는데도 현행 규정은 주차난과 수도관 등 설비 노후로 주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노원구는 체계적인 재건축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일 연구 용역에 착수한다. 주요내용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분석과 완화 근거 마련, 재건축 가이드라인 작성, 재건축 개발가능 규모 분석 및 사업 타당성 검토 등이다. 구는 도시계획 및 건축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자문단도 운영하면서 용역수행에 만전을 기해나갈 예정이다. 오는 7월까지 재건축 실행지원을 위한 관련 부서 인력 조정과 조직 구성 등 내부 행정적 지원체계도 개선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1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변화로 주민들의 주거 행복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강남북 주거 불균형 완화와 주거환경 개선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