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23연승 행진 중단…세계 1위도 ‘다음 기회에’

입력 2021-04-01 14:57
아쉬워하는 오사카 나오미. AP연합뉴스

오사카 나오미(2위·일본)가 마리아 사카리(25위·그리스)에 일격을 당하며 공식 경기 23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수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오사카는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326만190달러) 대회 9일째 단식 8강전에서 사카리에 0대 2(0-6 4-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오사카는 지난해 2월 페드컵에서 사라 소리베스 토르모(58위·스페인)에 0대 2(0-6 3-6)로 패한 이후 약 13개월 만에 공식 경기 패배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오사카는 무려 23연승을 달렸다. 2번의 기권패가 있었지만 모두 경기 시작 전 기권이라 패배로 산정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복귀도 무산됐다. 세계 여자테니스의 ‘대세’로 떠오른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2019년 호주오픈을 제패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녀 테니스 단식 세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2020년 US오픈에 이어 올해 또 다시 호주오픈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랭킹을 다시 세계 2위까지 상승시킨 오사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애슐리 바티(1위·호주)가 준결승에서 탈락할 경우 다음주 세계 랭킹에서 1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아쉽게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만큼 사카리의 최근 기세는 무섭다. 최근 세계랭킹 5위 이내 선수들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고 있는 사카리는 1세트를 손쉽게 따낸 뒤 2세트엔 오사카에 3점을 먼저 내주고도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사카리는 준결승에선 비앙카 안드레스쿠(9위·캐나다)-소리베스 토르모 경기 승자와 맞붙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다면 바티-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 경기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다투게 된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도중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한 8명의 희생자가 나오자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달라고 호소한 것.

그는 “사람들이 버블티나 일본 만화, 모찌, 스시, 말차 등을 좋아하는 만큼 아시아인을 사람하면 어떨까”라며 “어떤 문화의 부산물들을 즐기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으면서 그 문화를 만들어낸 인종을 공격하고 차별하는 걸 상상해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오사카는 지난해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을 때도 인종 차별에 반대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