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해서 동양인됐겠나”…상처 덧낸 하버드대학의 위로

입력 2021-04-01 13:55 수정 2021-04-01 15:10
캐나다에서 열린 아시안 증오 범죄 추방 시위에 참여한 남성.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명문 하버드대가 아시안 혐오 범죄에 상처받은 아시안 학생들에게 “아시아인이 되길 원한 건 아니었을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자료집을 냈다. 하버드 학생지의 일원이 이를 문제 삼자 하버드는 문구를 수정하고 사과했다.

하버드 학생 일간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의 기자 마테오 웡은 지난 31일 트위터에 하버드 정신건강상담 사이트에 올라온 아래와 같은 문장을 문제 삼았다.

“당신은 자신이 아시아인이지 않기를 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신 조상은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험한 일들을 헤쳐 나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You may wish that you weren't Asian, but remember that your ancestors likely went through similar or even worse incidents…”



윙은 아시아인이 아시아인이길 원치 않는다는 표현이 어떻게 인종적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이 글은 4만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분노를 샀다. 그러자 하버드는 이 문구를 다른 문구로 대체한 뒤 즉각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적은 삶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든 학생을 지원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아시안 혐오 범죄로 상심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에 자료를 제공했으나, 둔감하고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음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버드는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에게 입학 시 차별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꾸준히 받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