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곽정은의 사생활’에 ‘몰카 안 보고 룸살롱 안 가는 남자 어떻게 찾아낼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사연자 A씨는 곽정은에게 ‘정상적인 남자가 있긴 한 걸까요’라는 내용의 사연을 보냈다.
사연자는 “하루에도 성폭력 기사가 수십개씩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기사는 계속 쏟아져 나오고, 사이버성폭력 성희롱 불법인데도 당당히 드나드는 룸살롱 성매매 이런 기사를 보면 ‘정신이 건강한 남자가 있긴 한 걸까, 자기 소신껏 그런 걸 안 하는 남자가 있긴 한 걸까, 도덕적으로 바르고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는 진짜 없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든다”며 “주변에 애처가에 딸바보인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도 유흥주점에 간다고 한다. 정말 누굴 믿어야 하나. 남자를 만나지 말아야 하는 거냐”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곽정은은 “이 고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내가 좋은 남자 만나서 골라야 하는데, 결혼해야 되는데’라는 압박감이 기반으로 되어 있는 사연이라는 점”이라며 “남자가 없어도 너무 잘 살고 있고 너무나 평화로운 시간이 대부분인 나는 이러한 뉴스를 보거나 주변에서 누가 퇴폐업소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좋은 남자를 만나면 내 인생에 선택한다. 좋은 남자가 없으면 내 인생에 선택 안 한다’가 기본값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곽정은은 자신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30대 때 내가 정말 사랑한 남자 중 한 명과 2년 반을 만났다. (그 남자는) 세상 점잖고 공부도 많이 했고 성품도 좋고 직업적인 성취도 되게 높았던 사람이었다”며 “(그러나) 뒤에야 내가 알아낸 것은 그 사람이 불법 퇴폐업소를 심심치 않게 드나들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때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도 느꼈지만 자괴감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 들었던 생각이 사연자의 고민과 똑같다”며 “이런 식으로 성구매를 하는 것은 사실 되게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행위이고 불법이고 인간에 대한 존중이 있다면 안 해야 되는 행위인데 한다는 것이 놀라운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곽정은은 “정상적인 남자가 분명 있겠지만 사실 조금은 찾기가 어려운 세상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사회를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다. 또한 사회에서 굉장히 아주 자연스럽게 인간에게로 흡수되는 메시지가 있는데 그것은 대부분 미디어에 의해서 좌우되고 우리가 항상 보는 미디어들은 점점 더 폭력적이고 선정적으로 향해 가고 있다”며 “요즘은 TV에도 룸살롱 장면이 심심찮게 나온다. 정말 다들 죄책감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제 문제를 보는 관점을 좀 넓게 가져가야 한다. 남자라는 앵글에서 벗어나 관계의 본질이라는 앵글로 삶을 전환시켜 보기 바란다”며 “남자를 믿지 말라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다만 선함과 악함을 서로에게 전달할 중요한 관계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결정하려면 내가 정말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성격, 직업 등의 조건만 열심히 보다 보면 본질적인 태도를 간파해낼 수 있는 눈이 점점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정은은 “인간 존중이라는 화두가 내 안에 있을 때 비로소 상대방이 인간을 존중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퇴폐업소에 가서 성구매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존중을 내려놓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다. 많은 남성이 ‘남성들의 세계’라는 말 뒤에 숨지만 사실 인간의 존중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그런 걸 알아볼 수 있으려면 최소한 내 인생의 화두에 인간에 대한 존중이 들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인간에 대한 존중을 생각하지 않는데 그 사람에게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은 2021년이다. 우리 어머니 세대보다는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교육을 받은 세대이기 때문에 더더욱 남자에 대한 뉴스를 내 인생의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 ‘내 인생 어떻게 잘 살면 좋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이 조금 더 우리에게 유익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곽정은은 현재 KBS Joy ‘연애의 참견 3’에 출연 중이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애와 결혼, 이혼, 일상 등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많은 이들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