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美국경 넘은 4살 아이…봇물 터진 ‘나홀로 밀입국’

입력 2021-04-01 10:15 수정 2021-04-01 13:10
보호자 없이 미 국경을 넘으려다 멕시코 당국에 발견된 온두라스 4살 남자아이, 국경을 넘으려다 발견된 온두라스 이민자들 중 오른쪽에 있다. 멕시코 이민청 제공. 연합뉴스

보호자 없이 미국 국경을 넘으려던 4살 온두라스 남자아이가 멕시코 당국에 발견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멕시코 이민청은 전날 북부 국경지역인 타마울리파스주 레이노사 리오그란데강 부근을 헬기로 순찰하던 중 수풀에 숨어 있던 여성 3명과 어린이 7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0명 모두 중미 온두라스 출신으로 이 중 아이 6명은 여성 3명의 자녀였다. 하지만 4살짜리 남자아이는 보호자 없이 혼자였다.

이민청에 따르면 미국 국경으로 향하던 중이었던 이 아이는 일단 멕시코 아동보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는 이 네 살배기처럼 나 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아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가 보호자 없이 입국한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곧바로 추방하지 않고 일단 시설에 수용하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 이른 미 국경 미성년 밀입국자 수용시설. 최근 국경지대에는 보호자가 있으면 추방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 홀로' 국경을 넘는 미성년 밀입국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주요 외신들은 이렇게 새 삶을 살고자 혼자 국경을 넘는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AFP통신이 만난 12살 과테말라 소년은 청소 일을 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던 엄마가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자 혼자 미국행에 올랐다.

이민자로 가득 찬 트럭에 12시간 갇혀 멕시코를 통과한 소년은 미국 땅을 밟자마자 “나 혼자 왔다. 아무것도 먹을 게 없어서 왔다”며 울먹였다. 또한 “엄마를 어떻게 데려올 수 있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혼자 낯선 어른들 틈에 껴 국경을 넘은 7살 온두라스 여자아이의 사연을 보도했다. 국경까지 동행한 아이의 아빠는 다른 이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을 넘은 아이들은 곧바로 미국 이민 당국에 자수하고 임시 보호시설을 거쳐 미국 내 친척에 인계되거나 아동 보호시설로 옮겨져 망명 절차를 밟게 된다.

최근 미국 국경의 임시 보호시설은 주로 중미 국가에서 혼자 온 아이들로 넘쳐난다.

지난달 30일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국경 아동 이민자 보호시설을 언론에 첫 공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50명 정원의 시설에 4100명이 가득 들어찬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