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에게 금전적 피해를 보았다고 밝힌 박수홍이 불과 한 달여 전에도 20년간 지원한 보육원에 10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명선 애신아동복지센터(애신원) 이사이자 전 원장은 1일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차가 필요해 지난달 박수홍에게 전화를 걸어 후원을 부탁했다”며 “박수홍이 ‘요즘 조금 힘든 일이 있다’며 후원자를 연결해줬다”고 문화일보에 말했다. 이어 “자기도 1000만원을 보내주면서 ‘더 많이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애신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운행하던 차량 역시 10여년 전 박수홍의 도움으로 마련한 거라고 한다. 하지만 차량이 너무 오래돼 안전상의 이유로 새 차 구입을 고민하던 애신원 측은 결국 오랜 후원자인 박수홍에게 연락했다. 박수홍은 자신이 모델로 일했었고, 평소 기부에 관심이 많았던 갈비탕 업체 관계자들과 절반씩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원장은 “새 차 구입을 위해 6개월간 모금으로 300만원 정도를 모았다. 그러다 박수홍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어려운 일을 당했다’고 해서 ‘괜찮다. 내가 기도할 테니 잘 해결하라’고 했는데도 1000만원을 보내줬다”며 “이런 일이 있는 줄도 모르고 부탁만 했다. 너무 미안하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박수홍과 애신원의 인연은 2001년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맺어졌다. 그는 직접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매년 후원금을 기탁했다고 한다. 보육원 아이들을 초청해 뮤지컬 관람을 시켜주거나 스키캠프에 초대한 적도 있었다. 보육원 합창대회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박수홍이 가족사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알려진 뒤 애신원에서 생활했다는 한 네티즌이 그의 미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지난달 31일 박수홍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댓글로 “수홍이 아저씨 덕분에 스키장도 가 보고 이은결 마술도 보고 많은 개그맨과 가수분들도 봤다”며 “참 선한 분이셨는데 제가 어린 나이였음에도 저희를 아껴주시는 게 다 느껴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리고 힘든 시기에 큰 행복을 주셨다. 이렇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젠 정말 진심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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