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장국영… 어느덧 사망 18주기

입력 2021-04-01 09:34 수정 2021-04-01 10:28
영화 '아비정전'의 배우 장국영. 디스테이션 제공

18년 전 세상을 떠난 홍콩 출신 세계적 스타 장국영(장궈룽·1956~2003)의 기일이 돌아왔다.

장국영은 2003년 4월 1일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당시 그의 나이는 47세.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전해진 소식에 여전히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1956년생인 장국영은 1986년 누아르 영화 ‘영웅본색’으로 이름을 알린 뒤 홍콩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천녀유혼’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로도 ‘패왕별희’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등 숱한 히트작을 내놓으며 중화권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꺼거’(형이나 오빠)라는 애칭으로 불린 장국영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공교롭게도 만우절 날 전해진 비보에 언론마저 만우절 해프닝 혹은 가짜뉴스라고 여겼으나 안타깝게도 사실이었다. 장국영의 사인은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 났지만, 타살설 등 끊임없는 루머도 제기돼 왔다.

장국영 대표작들. CGV 제공

여전히 장국영을 잊지 못하는 팬들은 매년 기일마다 상영회나 전시회 등 추모 행사를 마련해 고인을 기억하고 있다. 장국영 기일이면 팬들이 가져온 꽃들로 가득했던 센트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도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팬클럽 주최 헌화 행사가 처음으로 열리지 않았다. 올해도 집합금지 명령으로 헌화 행사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신 올해는 홍콩 빅토리아 하버의 야경을 뒤로 한 하버 시티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 장국영의 영화와 음악을 추억하는 콘서트 ‘인 러빙 메모리 오브 레슬리 청 온라인 콘서트-샹니 장궈룽(In Loving Memory of Leslie Cheung Online Concert 2021-想你 張國榮)’이 열린다. ‘샹니’는 ‘당신이 그리워’라는 뜻이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시기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된 행사로 장국영과 듀엣 곡을 발표했던 허관걸을 필두로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막문위와 장지림, 가수 리커친, 아카펠라 그룹인 메트로 보컬 그룹 그리고 홍콩침례대학교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선다.

국내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 지난 31일 재개봉했고, CGV는 재개봉 전용관 ‘별★관’에서 장국영의 작품을 상영하는 기획전 ‘별★을 추억하며’를 진행 중이다. 전국 34개 CGV 별★관에서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영웅본색 1, 2’ ‘성월동화’ 등 총 5편을 상영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