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母, 영부인 밀치며 “文 싫다, 왜 北에 벌벌 떠나”

입력 2021-04-01 08:44 수정 2021-04-01 10:15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천안함 46용사'의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냐’는 돌발질문을 한 윤청자 여사가 올해 행사에서는 김정숙 여사를 밀쳐내며 쓴소리를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천안함 폭침에서 희생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 여사는 지난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자신을 포옹하려는 김 여사를 손으로 막고 밀어내면서 “난 문재인 대통령 싫다”고 말했다고 형 민광기씨가 31일 밝혔다.

민씨에 따르면 윤 여사는 김 여사에게 이어 “뭐가 그리 무섭고 두려워 북한이 미사일 던진 것을 숨기나 어제(25일)도 북한이 미사일 또 던졌잖나. 왜 그리 북한에 벌벌 떠나”라고 물었다.

민씨는 “모두 나중에 어머니께 들은 얘기”라며 “나는 당시 멀리서 보고 있었는데 (당시) 김 여사는 듣고만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윤 여사는 김 여사 옆자리에 앉았다. 민씨는 “기념식 몇 시간 전에 황기철 보훈처장이 전화해서 어머니께 ‘김정숙 여사께서 윤 여사를 옆자리에 앉혀 달라고 했으니 추모식에서 김 여사와 서로 손잡고 말씀 나누시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당시 민씨는 어머니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 서해수호 55용사 전사자 묘역에서 참배하고 기념식 행사장으로 이동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여사는 지난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에게 “천안함 폭침은 누구 소행인가 말씀해 달라”며 돌발질문을 한 당사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