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쵸비’ 정지훈이 이적 후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한화생명은 3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와 접전을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3대 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들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다.
정지훈의 캐리력이 잘 드러난 시리즈였다. 백미는 사일러스를 플레이한 3세트였다. 그는 ‘요한’ 김요한(우디르)의 도움을 받아 ‘베이’ 박준병(오리아나)을 두 차례 잡아낸 뒤부터 라인을 쥐락펴락했다. 대규모 교전 단계에선 매번 상대 핵심 딜러인 ‘덕담’ 서대길(징크스)을 집요하게 쫓아가 킬을 만들어냈다.
팀이 패배한 경기에서도 가장 빛났다. 2세트 때는 팀의 탑과 바텀, 정글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홀로 분전했다. 빅토르를 고른 그는 36분경 마지막 전투 전까지 6킬 노 데스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지훈은 사이드에서 박준병(신드라)을 잡아낸 뒤 전투에 합류했지만, 한 끗 차이로 서대길을 놓쳤다. 한화생명은 곧 넥서스를 내줬다.
신인 박준병은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1세트 때 조이를 플레이한 박준병은 운영 단계에서 상대와의 거리 재기에 실패해 연이은 데스를 기록했다. 이 뼈아픈 실책은 곧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 4세트 때는 레넥톤을 골랐다가 라인전 단계에서 정지훈(빅토르)에게 솔로 킬을 헌납했다.
농심에선 ‘피넛’ 한왕호와 바텀 듀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서대길과 ‘켈린’ 김형규는 이날 내내 상대 바텀 듀오를 압도했다. 마지막 세트에선 힘이 다했는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4세트까지는 한왕호와 협력해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한화생명은 서대길을 잡지 못하고, 김형규를 막지 못해서 온종일 고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