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반도체 부족 여파…새 아이폰, 6월 공개 가능성은?

입력 2021-04-01 02:00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주요 스마트폰 생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 위탁 생산 업체인 폭스콘이 생산 차질을 공식화하면서다. 애플은 오는 6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의 온라인 개최를 발표한 가운데, 이 행사에서 아이폰 신제품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대만 폭스콘이 내년 말까지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임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이날 실적발표 행사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분야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폭스콘 역시 주문량의 일부를 이행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연간 2억대 이상의 전체 아이폰의 출하량 중 60~70%를 생산하고 있는 애플의 최대 협력사다.

폭스콘 측이 밝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여파는 전체 주문량의 10% 수준이다.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더 많은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양웨이 회장은 “차량 반도체 부족 현상 등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2022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폭스콘은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16억1000만달러(1조8273억원)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며 생산에 일부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지난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매일 아침 부품 공급 문제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달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분기 생산부터 본격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을 완벽하게 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오는 6월 7일부터 11일까지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를 온라인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애플 제공


한편 애플 아이폰 신제품이 WWDC에서 공개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2010년 WWDC에서 한 아이폰4 공개를 마지막으로 별도 9월 초 미디어 행사를 통해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애플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WWDC 행사를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해마다 개발자들을 초청해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계(OS)와 신기술, 비전 등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WWDC에서는 새로운 애플 운영체제인 iOS15과 아이패드OS 15, 워치OS 8, 맥OS 12, tvOS 15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WWDC에서는 iOS를 비롯한 애플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주로 공개돼 왔지만 맥북 등 하드웨어 제품을 선보인 적이 있어 이번에도 신제품이 등장할지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WWDC 홍보 이미지에 안경 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두고 AR 글래스가 출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