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는다. 하지만 야구장에서 실력을 겨루기에 앞서 대규모 할인행사로 먼저 경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지난 30일 롯데가 “야구도 유통도 한판 붙자”며 도발하자 이마트, SSG닷컴, 이마트24가 모여 연합군을 이룬 신세계가 ‘랜더스데이’ 할인행사로 응수하고 나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1일부터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는 그룹 야구단 SSG랜더스의 창단과 개막을 기념해서, 롯데는 롯데마트의 창립일(4월 1일)과 롯데 자이언츠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맞아 큰 규모의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SSG랜더스가 창단하고 처음 하는 경기가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인 탓에 두 유통 라이벌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1일부터 4일까지 80여종에 달하는 1+1 상품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쇼핑 축제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올 상반기 중 가장 큰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가 엄선한 한우 1+/1등급 전품목을 40% 할인하고, 특 사이즈 계란 1구를 162원에, 국산 삼겹살 100g을 1280원에 판매한다.
SSG닷컴과 이마트24도 단독 프로모션을 마련해 화력 지원에 나섰다. 상품 할인행사뿐 아니라 SSG랜더스와 연계된 이벤트도 마련해 눈길을 끈다. SSG닷컴은 SSG랜더스의 첫 승리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SSG닷컴 이벤트 페이지에 남기는 고객 중 559명을 추첨해 SSG머니 1만원을 지급한다. 이마트24는 SSG랜더스가 개막 경기에서 홈런을 칠 경우 4일 오전 10시30분에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 선착순 200명에게 홈런볼 무료 쿠폰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롯데자이언츠’ 팀명에 맞춰 ‘자이언트’ 크기·용량의 상품을 사전 기획해 시세 대비 5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할인 품목만 2000여개에 1000억 규모로 마련했다. 롯데마트가 롯데자이언츠와 연계한 행사를 진행하는 건 처음이다. 행사 대표 상품은 ‘자이언트 전복’과 대용량 ‘대추 방울토마토’(2.3㎏)다. 롯데마트는 이번 창립 행사를 4월 한 달간 4탄으로 나눠 진행한다.
야구와 연계한 두 그룹의 마케팅 경쟁은 대형마트뿐 아니라 백화점과 온라인몰 등으로도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 3월에 롯데자이언츠 자체 청백전을 생중계하고 롯데자이언츠의 정규시즌 입장권을 판매하는 등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내기에 돌입했다.
신세계 역시 이마트, SSG닷컴, 이마트24, 스타벅스 등 계열사를 총동원해 야구와 유통을 엮은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0일 클럽하우스를 통해 야구장 안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자리로 배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