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중국 IT 업체들이 잇달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 자동차 업체와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31일 공개 서한을 통해 스마트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초기 투자금 100억 위안(약 1조7200억원)으로 전기차 사업 회사를 설립해 100% 샤오미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기차 사업은 레이쥔 CEO가 진두지휘한다. 향후 10년간 100억 달러를 전기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레이쥔 CEO는 “스마트 전기차는 향후 10년간 가장 큰 사업 기회 중 하나로 스마트 라이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며 “전기차 사업은 인생의 마지막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 AIoT(AI+IoT) 생태계를 확대하는 기업으로써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전기차 시장 진출을 결정할 때까지 75일 도안 200여명의 업계 전문가를 만나 85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 4차례의 내부 토론, 2번의 이사회 등을 거쳐 사업 진출 결론을 내렸다.
레이쥔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샤오미는 스마트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다수 있으며, 투자할 자금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샤오미는 전기차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력, 브랜드 등을 강조한 것을 볼 때 다른 자동차 업체와 협력보단 직접 전기차 제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처럼 중국 시장에서 안착한 뒤 세계 시장으로 외연 확대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이두와 알리바바의 경우 각각 길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과 합작사를 만들었다.
중국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길리, BYD 등 중국 업체와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은 190만대 규모로 지난해보다 51% 성장이 예상된다.
한편,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스와미 코타기리 CEO는 최근 한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카를 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투자가 보장되면 북미에 제조공장을 증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아 등 자동차 업체들이 애플과 협업을 거부한 상황에서 마그나가 먼저 애플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어서 향후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 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