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4·3당시 몰살 일가족 추정 유해 3구 발견

입력 2021-03-31 11:33

제주4·3 당시 군경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이 벌어졌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한 과수원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유해 3구가 발견됐다.

유해가 발견된 곳은 ‘우구리동산’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4·3당시 몰살당한 일가족 중 일부의 유해로 우선 추정하고 있다.

유해 발굴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제주도와 재단은 올해 7곳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한다. 가장 먼저 이뤄진 가시리 일대 작업 과정에서 이번 유해가 발견됐다.

가시리는 4·3당시 360가호가 있던 큰 마을이었으나 당시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으로 폐허가 됐다. 산으로 도피했다가 붙잡히거나 가족이 도피했다는 이유로 무수한 주민이 집단 총살을 당하는 등 4·3당시 가장 피해가 컸던 마을 중 하나다. 지난해 제주 4·3평화재단이 발간한 ‘제주4·3사건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는 421명이 희생된 것으로 기재됐다.

도는 발굴된 유해에서 시료를 채취한 후 유전자 감식을 통해 희생자의 이름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수습된 유해는 제주 4·3평화공원 봉안관에 안치된 뒤 향후 유족이 확인되면 유족이 요청할 경우 인계한다.

한편 도는 2006년부터 4·3행불인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405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중 133구만 신원이 확인됐다.

도는 올해 표선면 가시리, 색달동 2곳, 영남동(어점이악 인근), 상예동, 서호동, 노형동 등 7곳을 대상으로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