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이 8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했다. 4차 산업 투자에 따른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출로 광공업생산이 크게 늘었고,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서비스생산 또한 증가하면서 전산업생산을 끌어올렸다. 산업생산 지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소비는 코로나19 사태로 늘었던 가정 내 음식료품 수요가 줄면서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1% 증가했다. 2020년 6월 3.9%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했던 산업생산은 올해 1월(-0.6%) 감소로 돌아선 뒤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지수로는 111.6을 기록하며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11.5) 수준을 회복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와 설비투자는 전월에 대한 기저효과 등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수출 증가에 힘입어 광공업생산 중심으로 전산업생산이 상당히 호조를 보였다”면서 “전체 경기가 지난달보다 개선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생산이 4.9% 증가하면서 광공업생산이 4.3% 늘었다. 1월엔 1.2%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7.2%) 생산이 큰 폭으로 늘었고, 화학제품(7.9%) 생산도 호조였다. 반면 통신·방송장비(-10.5%), 기타운송장비(-6.4%)는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1.1% 증가했다. 금융·보험업(-2.8%)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숙박·음식점(20.4%), 운수·창고(4.9%) 등에서 생산이 늘며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영업 제한·집합금지 완화 영향으로 숙박업, 음식점업 등에서 모두 증가했으며 수출입물량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화물 운송, 여객 운송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달 15일부터 수도권은 2.5단계에서 2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졌고, 수도권의 식당, 카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도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됐었다.
다만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0.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0.3%)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7월(-6.1%) 이후 7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 기록이다.
거리두기 완화에 외식 수요는 늘고 집밥은 줄어들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3.7%를 나타내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는 전월에 신제품 출시로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월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해 1.7%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12.1%), 전문소매점(7.4%)에서 늘었으나 음식료품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대형마트(-10.1%), 슈퍼마켓·잡화점(-6.8%)은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5%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뒷걸음질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10.4%)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6.2%) 투자가 줄면서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6.5% 증가했다. 2015년 12월(7.1%) 증가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대 증가다. 건설수주(경상)는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9년 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최장 기간 상승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