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논란에 오세훈 격앙 “기가 막힌다…지독한 모함”

입력 2021-03-31 05:00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밤 두 번째 TV 토론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의혹’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오 후보는 “기가 막힌다” “지독한 모함” 등 박 후보의 의혹 제기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박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내곡동 땅 문제, 이것은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라며 “자고 나면 거짓말인데, 거짓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 풀리는 것을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이 그린벨트를 풀 때 시장으로서 내 땅이 거기 있다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제안서를 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며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는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거짓말하는 후보를 시장으로 뽑았을 때 우리는 미래 세대에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박 후보는 “이해충돌 방지법이 야당 반대로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야당 의원들의 마음을 찜찜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땅 사진을 들어 보이며 “오 후보 처가 땅, 이상득 전 의원 사유지,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저 땅이 붙어있다”며 “결국 MB 패밀리와 MB 황태자의 땅들이 붙어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 후보는 당시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시 국장 전결로 결정됐다며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는 제가 시장이 되기 전에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국토부에 제안해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 이후 국장 전결로 처리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장 전결로 처리된 서류를 들어 보이며 “외부로 나갈 땐 항상 시장의 직인이 찍힌다”고 부연했다.

오 후보는 “이 땅은 상속받은 땅을 갖고 있다가 정부 방침에 의해 처가에서 강제 수용을 당한 것”이라며 “특별히 돈을 벌려고 특혜받은 것처럼 하는 것은 모함도 지독한 모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로 강조했다.

이어 “박 후보가 그렇게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시면 지켜보는 분들이 다 속으로 판단을 하고 계실 것”이라며 “제가 거짓말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