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고개숙인 이낙연 “저도 화나 죽겠다”

입력 2021-03-31 00:2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등 부동산 대책 실패와 관련해 “저도 화나 죽겠다. 후회도 되고 한스럽다”고 말했다. 연일 악화하는 부동산 민심 탓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에 밀리는 결과가 나오자 ‘읍소 전략’을 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 유세에서 “요새 부동산 때문에 시민 여러분 화나고 속상하신 것 잘 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어째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단속하지 못했을까. 굉장히 후회되고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여권은 LH 투기로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여당 의원과 가족들의 땅투기 의혹,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세값 논란’ 등 부동산 악재가 겹치면서 4·7 재보궐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위가 높건 낮건 관계없이 투기로 돈 버는 사람을 이번에 뿌리뽑겠다”며 “공무원으로서 그런 식으로 돈 벌려고 했던 것을 몰수하고 다시는 그런 생각을 꿈도 못 꾸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유세에서도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다시는 곁눈질 못하도록 이 세상을 바꿔놓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며 “누구는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고, 누구는 그 놈의 부동산 때문에 밤잠 못 자고 절망하고 좌절하고 서러움에 빠지는 세상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혼나고도 못 고치면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