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문재인정권은 위선 정권”이라며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불명예 퇴진’을 부각했다. 자신에게 집중된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집값 상승 등 부동산 실정의 책임이 현 정부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학가를 돌며 청년층 표심 잡기에 몰두했다. 박 후보는 “청년에 대한 월세 지원을 화끈하게 늘리겠다”고 공약하며 이번 선거 주요 변수로 떠오른 20대 표심을 잡아 지지율 역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을 폈다.
오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전월세상한제 시행 직전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14% 올린 김 전 실장을 거론하며 “임대차 3법을 만들고 전·월세를 올려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킨 장본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문재인정부 특징을 하나만 꼽자면 위선 정권이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상식과 정의를 땅바닥으로 떨어뜨렸다”고 날을 세웠다.
처가 식구들이 토지보상금 외 추가 보상을 받았다는 박 후보의 의혹 제기에 오 후보는 “기존 토지에서 8분의2 지분을 가진 작은 처남이 7억3000만원에 택지를 구매했다 거의 같은 가격으로 되팔아 이익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내곡동 땅 측량 관련 서류를 확인한 결과 신청인과 입회인이 장인어른으로 돼 있었다고도 전했다.
오 후보 유세 현장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찾아와 화력을 더했다. 나 전 의원은 “박 후보를 보면 2011년 우리 당이 만든 보궐선거에 등떠밀려 나갔던 제 모습이 떠오른다”며 “아무리 용을 써도 될 수 없는 선거”라고 공격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선보인 일자리 상황판이 사라졌다며 “중고거래하는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과 한양대 일대에서 유세를 벌이고 “청년 월세 20만원 지원 대상을 현재 5000명에서 아주 화끈하게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청년을 위한 ‘직주일체형 주택’을 2023년까지 2만호 추가 공급하고, 1·2인 가구와 여성안심주택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서울 선언’도 발표했다. 인근 편의점, 카페 등을 찾아 청년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여당의 최대 악재로 떠오른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박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현재 서울시민 2명 중 1명이 무주택자”라며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는 서울시장이 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해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거짓말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며 “거짓말하는 서울시장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선거 막판 지지율은 2~3% 차이 접전 양상이 될 것”이라며 “오 후보의 거짓말에 대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이어지는 만큼 역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동우 양민철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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