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읍~ 숨을 쉴 수가 없어… 초미세먼지 35% 독해졌다

입력 2021-03-30 17:03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을 보인 3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권현구 기자

봄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불과 1년 새 35%가량 더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발 황사 유입과 공장가동률 급증, 고기압 정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한반도를 뒤덮은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다음 달 1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일보가 30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서 제공하는 ‘시·도별 대기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3월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20㎍/㎥, 27㎍/㎥로 나타났다. 1년 새 농도가 35% 높아진 것이다.

주요 도시에서 대기 질 오염 문제가 도드라졌다. 서울·인천·대전·부산·광주 등 5개 도시의 올해 3월 초미세먼지 농도는 28㎍/㎥로, 지난해 3월(20㎍/㎥)과 비교해 40%가량 높았다. 또 서울에서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나쁨(36~75㎍/㎥)’ 이상을 기록한 날은 지난해 3월(3일)보다 올해 3월(10일)이 7일이나 더 많았다. 이달 중순에는 서울 서초구, 강동구, 서대문 일대에서 1주일 넘게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황이 이어지기도 했다.

불과 1년 사이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상승한 주요 요인으로는 최악의 황사, 고기압 정체에 따른 기상 악화, 중국의 공장가동률 급증 등이 지목됐다. 전날 환경부는 전국에 황사 경보를 발령했는데 서울의 황사 경보 발령은 2015년 2월 이후 6년, 제주도 포함 전국 발령은 2010년 3월 이후 11년 만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3월에 황사가 2차례 발생했는데 이달 초 국내로 상륙했던 황사는 대기 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최근 발생한 황사는 대기 질에 큰 영향을 줬다”며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통상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황은 2~3일 정도 유지되는데, 이달 중순에는 일주일간 지속했다”며 “일본 앞바다에 저기압이 오래 머무르면서 한반도 상공의 고기압 흐름을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런 기상 악조건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해제에 따른 중국 내 공장가동률 급증이 국내 대기 질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의 현재 공장가동률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3월 중국이 셧다운 상태에 들어갔던 것을 고려하면 올봄 초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중국의 공장가동률 증가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주춤했던 대기오염 문제는 한동안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날 부산·광주·충남·전북·전남·경남·제주도 등 7개 지역에 초미세먼지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농도 상황은 대기 정체와 잔류한 황사 등으로 인해 4월 1일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