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3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 예정인 WHO 조사팀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29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서 조사팀은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해 인간 사회로 전파됐다고 확신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제조돼 유출됐을 것이라는 기존의 음모론을 반박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된 경로로는 4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박쥐 등 본래 코로나바이러스를 보균한 야생동물이 애완동물이나 가축을 감염시킨 다음 그 숙주가 인간에게 다시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적었다. 중간 숙주가 정확히 어떤 동물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가능성이 큰 경로는 최초 숙주(박쥐 등)가 인간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방식이다. 보균 동물을 냉동·냉장해 먹는 과정에서 옮았을 가능성이 그 다음으로 나왔다.
가장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는 그동안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던 ‘실험실 유출설’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나 그것을 배합할 수 있는 게놈을 연구하는 기관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면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같은 결론은 독립된 기관의 연구진들이 지난 1년 동안 반복해서 말해오던 내용”이라며 “2002년 유행했던 사스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인위적 조작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물시장이 최초 발원지라는 가설 역시 불분명하다고 WHO는 지적했다. 시장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실제 판매 중인 동물이 아닌 손잡이 등 도구에서 나왔기에 발원지로 특정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시장의 높은 인구밀도와 개방된 하수구 등 환경이 대규모 전파를 도왔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최초 전파 시기와 관련해서는 알려졌던 2019년 12월보다 1~2개월 더 일찍 전파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CNN은 보고서가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커녕 정황 증거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WHO와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등 국제기구와 각국에서 선발된 전문가 17명, 중국이 추천한 역학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이 작성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옵서버 자격으로 조사에 참여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