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학교에서 재학생의 소득분위와 월 평균 소득 등을 조사하는 설문조사가 실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서울시립대 학내 커뮤니티를 비롯한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컨텐츠 제작을 위해 서울시립대학생의 가정형편 설문조사를 실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시립대 SNS 홍보 기자단 ‘시:선’은 설문조사 참여 독려글에서 “서울시립대 페이스북에 업로드 될 ‘시립대의 오해를 풀어드립니다’ 컨텐츠 주제로 ‘등록금과 가정형편’을 선택했다”면서 “우리학교에 흙수저가 많고, 등록금 빼면 별거 없다는 등의 오해들이 사실인지 조사하려고 한다”고 설문 취지를 밝혔다.
해당 설문조사는 서울시립대에 재학하는 학생들에게 먼저 스스로 속하는 계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어 학생의 가족 구성원 수, 가정 내 월 평균 소득, 한국장학재단의 소득분위 산정 등을 질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문 조사 취지와 문항은 재학생 뿐 아니라 많은 대학생들의 빈축을 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립대 3학년 학생은 “소득분위가 낮은 재학생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해명하려 든다”며 “왜 흙수저가 많다는 ‘오해’를 해명해야 하는지, 재학생의 가정형편이 콘텐츠가 돼야 하는지 기획 단계에서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익명으로 진행된다면서 경품 제공을 위해 (설문 하단에)번호를 기재하라고 했다. 사실상 익명의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경품 추첨 과정에서 학생의 신원과 소득분위 등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타대 학생들도 각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흙수저가 많은지 금수저가 많은지 조사해서 어쩔 셈인가. ‘사실 우리학교는 흙수저가 많았다’ 또는 ‘금수저가 많았다’고 해명할 셈인가” “소득분위가 낮은 재학생이 많이 다닌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는 1차원적 질문” 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한편 서울시립대 ‘시:선’측은 설문 취지 등에 관한 문의에 “진행하지 않는 설문이므로 더 이상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해당 설문 페이지는 닫혀있는 상태이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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