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 유소년 출신’ 백승호, 논란 끝에 전북행…수원과 법정공방 가나

입력 2021-03-30 12:57 수정 2021-03-30 13:01
백승호가 지난해 11월 12일 이집트 카이로 알살람 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 상대 축구 올림픽대표팀 평가전 중 공을 드리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최근 K리그1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 이적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인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 유소년 출신 미드필더 백승호(24)가 결국 전북에 입단한다. 다만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입단 전 몸 담았던 원 소속팀 수원 삼성과의 합의 위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수원은 문제를 법정까지 끌고가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북은 30일 백승호를 영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31일 K리그 선수등록 마감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발표다. 백승호는 현재 독일 프로 2부인 2.분데스리가의 다름슈타트98 소속이다. 전북은 “수원이 최근 백승호 측에 보낸 문서에 ‘백승호 선수 영입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수원 측의 입장을 최종 확인하고 이후 선수 영입을 재추진했다”고 밝혔다.

백승호는 이번 시즌 개막 전부터 국내 복귀를 타진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전북이 박지성 구단 어드바이저와 김상식 감독의 요청으로 백승호 영입 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백승호가 바르셀로나에 입단하던 2010년 당시 원 소속팀 수원이 이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작성한 합의서가 지난달 문제가 됐다. 백승호가 국내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하겠다는 내용이다.

수원 구단은 백승호 측이 합의에 어긋나는 협상을 전북과 진행하면서도 양해조차 구하지 않은 점에 크게 반발했다. 백승호 영입을 추진하던 전북은 문제가 불거지자 백승호와 수원 사이 해당 합의가 존재한다는 걸 알지 못했다며 협상을 중단했다. 자칫 백승호의 국내 복귀 자체가 무산될 뻔한 상황이었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은 백승호가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 액수로 14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전북이 이날 백승호 영입을 확정하면서 문제는 새 국면을 맞았다. 전북 관계자는 “수원과 백승호 사이 논의가 있고 난 뒤 어제 김상식 감독이 최종적으로 영입 추진을 결심한 듯하다. 하루 사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면서 “구단이 위약금 일부를 지원할 계획은 없다. 백승호와 수원이 풀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수원 관계자는 “전북 입단이 확정된 이상 법정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2009년까지 수원 유소년팀 매탄중에서 뛰다가 이듬해 바르셀로나에 입단, 바르셀로나B팀에서 2경기에 출전했으나 끝내 1군(A팀)에 올라가지 못했다. 수원은 백승호가 현지 적응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지원했다. 백승호도 국내 방문해 수원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시축하는 등 가까운 관계를 과시했다. 백승호는 2019년 다름슈타트로 이적한 뒤 주전으로 도약, 45경기에서 3골 6도움을 기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