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코로나19 급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 날 무슨 일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며 4차 대유행을 경고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지난 한 주간 우리가 본 것은 코로나19 감염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사례”라며 “지난여름과 겨울에 보았던 감염자 급증을 또다시 볼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CDC 국장에 취임하면서 듣고 싶지 않은 소식이라도 진실을 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은 내가 진실을 공유해야 할 때이며 여러분이 들어주길 바라고 믿어야만 한다”면서 갑자기 원고를 버리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임박한 종말에 대한 되풀이되는 느낌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며 “우리가 고대할 것도, 희망을 품을 만한 이유도 너무 많지만 당장은 두렵다”고 강조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오늘 꼭 CDC 국장으로서가 아니라 아내로서, 엄마로서, 딸로서 당부한다. 제발 그저 조금만 더 오래 버텨 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미국 일부 주에서는 보건전문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방역조치를 완화해 왔는데 이와 함께 확진자 수도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3694명이라고 발표했다. 일요일만 비교했을 때 1주일 전(3만3766명)과 2주일 전(3만8222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숫자다.
특히 CNN은 이번 주 최소 27개 주에서 지난주와 비교해 하루 평균 10% 이상 많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특히 젊은 세대가 급증하는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봄방학 기간이 겹치면서 플로리다와 같이 유명한 휴양지에는 대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유명 해변인 마이애미 비치에는 인파가 몰려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졌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많은 확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그들이 긴장을 풀고 돌아다니면서 감염되고 있는 그룹”이라고 비판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역시 전날 CBS방송에 출연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근심 없이 술 마시고 즐기는 젊은이들, 방역수칙을 폐지하는 주들과 합쳐지면서 미국을 후퇴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최근 확진자 증가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3차 대유행이 진정세를 보이던 한국에서는 봄나들이객 등의 증가로 확진자가 400~500명대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도 100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던 확진자 숫자가 지난 21일 긴급사태를 해제한 이후 2000명 안팎으로 늘어나 우려를 사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