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국 시인의 첫 시집 ‘적절한 웃음이 떠오르지 않았다’(시인동네 시인선 148)는 한참을 읽고 난 뒤에야 시조의 형식이 느껴지는 시조집이다. 201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조 ‘노량진’이 당선돼 등단한 늦깍이 신인 조 시인이 시인동네 시인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이기도 하다.
출판사는 이 책을 내며 “자기로부터 벗어나려는 실제의 자아만큼이나 살아있는 형상을 간직하고 있다”는 쉽지 않은 표현으로 조 시인을 평했다. 하지만 조 시인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지인들은 ‘분방한 언어 속에 자기를 드러냈다 감추기를 반복하는 유희적 생동감’이라는 더 어려운 표현에 공감한다.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툭툭 던지는 가벼운 말에 담긴 스스로에 대한 짙은 성찰. 그런 시인의 삶이 시집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