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조로 표현하는 자기성찰… 조성국 ‘적절한 웃음이 떠오르지 않았다’

입력 2021-03-30 09:11 수정 2021-03-30 09:27
3·4·3·4/3·4·3·4/3·5·4·3. 초등학교 때 암기했던 시조의 운율이 시인의 추상적 자아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이런들 어떠하리 같은 사극투의 언어가 느껴지지 않는 시조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조성국 시인의 첫 시집 ‘적절한 웃음이 떠오르지 않았다’(시인동네 시인선 148)는 한참을 읽고 난 뒤에야 시조의 형식이 느껴지는 시조집이다. 201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조 ‘노량진’이 당선돼 등단한 늦깍이 신인 조 시인이 시인동네 시인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이기도 하다.

출판사는 이 책을 내며 “자기로부터 벗어나려는 실제의 자아만큼이나 살아있는 형상을 간직하고 있다”는 쉽지 않은 표현으로 조 시인을 평했다. 하지만 조 시인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지인들은 ‘분방한 언어 속에 자기를 드러냈다 감추기를 반복하는 유희적 생동감’이라는 더 어려운 표현에 공감한다.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툭툭 던지는 가벼운 말에 담긴 스스로에 대한 짙은 성찰. 그런 시인의 삶이 시집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