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가족 보는 앞 별안간 입맞춤” 성추행 또 폭로

입력 2021-03-30 09:03 수정 2021-03-30 10:54
잇단 성희롱 의혹 폭로에 직면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 AP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여성에게 성추행을 가했다는 폭로가 또 나왔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주 업스테이트 지역에 사는 셰리 빌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을 열어 쿠오모 주지사가 2017년 5월 28일 온타리오호 홍수 피해 점검차 자신의 집을 찾았을 때 강제로 뺨에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홍수 피해를 본 빌의 집을 방문했을 때 가족도 보는 상황에서 빌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 뒤 뺨에 입을 맞췄다. 당시 빌은 강아지를 안고 있었기에 쿠오모 주지사가 강아지에게 관심을 보이려고 다가온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 행동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고 ‘매우 성적인 태도’로 행동한다고 여겼다”고 돌이켰다. 또 키가 약 150㎝로 비교적 단신인 빌은 자신보다 훨씬 큰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을 거칠게 다룬다고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쿠오모 주지사는 집 밖에서도 빌의 뺨에 입을 맞췄고 그가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빌은 “쿠오모 주지사가 내 손을 잡으며 ‘더 원하는 것이 없느냐’라고 물었고 내가 대답을 못하는 사이 내 한 손을 여전히 잡은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내 얼굴을 강하게 쥐어 뺨에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지사가 날 바라보는 방식과 보디랭귀지가 불편했다”면서 “가족과 이웃이 보는데 추파를 던지고 부적절하게 행동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쿠오모 뉴욕 주지사 사퇴' 요구하는 미 시위대. AP연합뉴스

사업가인 빌은 사업상 남성들을 일상적으로 대해 왔기에 악의가 없는 행동과 성적인 행동을 구분할 줄 안다면서 “쿠오모 주지사가 내 집에 온 날만큼 불편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빌은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의 집을 방문하고 약 2개월 뒤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보낸 편지의 사본도 공개했다. 그는 편지에 자신의 남편이나 아들은 언급되지 않는 점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또 지역에서 열린 행사에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만 개인적으로 초대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 행동을 이전부터 알리고 싶었지만 권력으로 자신과 가족을 괴롭힐 수 있다는 가족의 걱정에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빌의 법률대리인은 그가 쿠오모 주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는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 측은 빌의 폭로에 “쿠오모 주지사는 위기에 빠진 주민을 포옹과 입맞춤으로 위로한 적이 많다”고 해명했다. 또 “빌 말고도 온타리오호 홍수 피해를 본 다른 30여명에게 서한을 보냈고, 행사에서 주지사와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사진을 보내주는 것은 주지사의 일상적인 업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요양시설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했다는 의혹에 이어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사퇴 압박을 받는다. 빌을 제외하고 쿠오모 주지사에게 성추행당했다고 밝힌 여성이 현재까지 최소 8명에 달한다. 뉴욕주 검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주의회는 최근 검찰 조사와 별도로 탄핵조사를 승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