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잠든 ‘라면왕’ 신춘호…오늘 영결식 엄수

입력 2021-03-30 05:48 수정 2021-03-30 10:17
뉴시스

지난 27일 별세한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발인이 30일 오전 5시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농심에 따르면 이날 발인에는 고인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을 비롯해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부인인 차녀 신윤경씨 등 유족이 참석했다.

발인 이후 운구 행렬이 서울 용산구 자택을 들른 뒤 오전 7시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유족과 농심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진행됐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1958년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성공한 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 사업을 시작했다가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했다. 당시 일본에서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끈 것에 주목해 1965년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을 세우고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신격호 회장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했고 신춘호 회장은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시작했다. 결국 신격호 회장은 “롯데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고 했다. 이후 신춘호 회장은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신라면’(1986년)과 ‘짜파게티’(1984년)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들을 개발했다.

자신을 ‘라면쟁이’ ‘스낵쟁이’라고 부를 만큼 제품 개발에 힘을 쏟은 신춘호 회장은 1968년부터 라면 연구소를 세우고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했다. 덕분에 신라면은 현재 미국 등 전 세계 100여국에 팔리고 있고, 농심은 이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에서만 1조원이 넘는 라면 매출을 올렸다.

신 회장은 최근까지 신제품 출시 등 주요 경영사안을 꼼꼼히 챙길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이 컸다는 후문이다. 미래에 대한 당부도 남겼다고 한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하면서 신 회장은 별세 이틀 전인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았다. 차기 회장엔 장남 신동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를 전망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