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의 공급 차질이 현실화됐다. 오는 31일부터 들어올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시기가 3주 미뤄졌다. 화이자 백신 역시 2분기 총 공급물량(300만명분)의 절반도 안 되는 137만5000명분의 공급일정만 확정됐다.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은 아직 공급시기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1일 국제 백신공동구매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 공급받기로 예정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공급시기가 다음달 셋째주로 연기됐다고 29일 밝혔다. 1차 도입 물량도 당초 계획(34만5000명분)보다 37.7% 줄어든 21만5000명분에 그쳤다. 4~5월 중 도입될 2차 도입 물량(70만5000명분)도 순연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국제적으로 백신 공급 상황이 어려운 점이 반영됐다”며 “(코백스가) 모든 참여국에게 상반기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 접종 물량과 시기를 조정해 통보했다”고 전했다. 코백스와 별도로 아스트라제네카사와 개별 계약한 물량 350만명분은 원래 계획대로 5~6월 중 순차적으로 들어온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도입시기는 변동이 없지만 물량은 기대만큼 많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화이자사와 개별 계약을 통해 1300만명분의 백신을 받기로 했다. 이 중 일부인 25만명분이 지난 24일 국내에 들어왔고, 오는 31일 25만명분이 추가로 들어온다.
문제는 4월 이후다. 당초 화이자사가 2분기(4~6월)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은 300만명분이었다. 그러나 이날 추진단에 따르면 4월 공급물량은 50만명분에 불과하고, 5월 물량도 87만5000명분에 그쳤다. 두 달치 공급물량을 합하면 137만5000명분으로 전체 2분기 물량의 절반도 안 된다. 나머지가 6월 안에 다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다.
정부는 2분기 접종 일정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확보한 백신을 1인당 2회 분량으로 책정하지 않고, 일단 들어오는 백신은 모두 1회차 접종에 사용한 뒤 나중에 추가 확보된 물량을 2회 접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 경우 지금 확보된 물량으로도 상반기 접종목표인 1150만명이 1차 접종을 할 수는 있다. 문제는 2차 접종까지 물량이 제때 확보가 안 되면 1차 접종자들이 접종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넉넉하게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1분기 접종 대상자 중 1차 접종자는 이날 0시까지 79만3966명(접종률 84.4%)이었다. 2분기 접종자 중에서는 7만3979명(접종률 19.6%)이 접종을 마쳤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사례는 1만347건이었다. 사망을 포함한 중증 이상반응 신고 사례는 26건이었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사망 신고 사례 16건 중 아직 백신과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중증 이상반응 신고 사례 13건 중 1건, 아나필락시스 의심 신고 5건 중 1건에 대해서는 백신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