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키즈카페에 설치된 어린이용 오락기에서 선정적인 여성 이미지가 노출된 사고와 관련해 해당 카페 측이 게임기기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카페 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기를 설치했고 업체 측에 키즈카페용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고객 지적이 나온 후 바로 기기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상치도 못한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앞으로도 관련 기기는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기기는 보글보글 갤러그 등 추억의 게임을 다량 탑재한 레트로 오락기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좋아하고 다양한 크기로 제작되면서 최근에는 식당 놀이방과 카페는 물론 가정용으로 집안에 설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러나 많게는 1000개 이상의 다양한 게임이 한 팩에 담겨 판매되는 데다 리뉴얼이 수시로 이뤄지면서 선정적이거나 폭력성이 강한 장면에 대한 검수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온라인상에서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에 오락기를 설치할 경우 보호자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사용 후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게임기를 유통한 업체 관계자는 “키즈카페에 물건을 납품할 때 아이들이 게임을 선택하느라 시간이 지체돼 다투는 일이 없도록 일부 게임만 사용가능하게 잠금 설정을 해둔다”며 “이때 아이들이 이용해도 문제가 없는 게임만 남겨두는데 이번 경우는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게임에 선정적인 장면이 있지만 게임 단계가 상승해야 그 같은 화면이 나오는 구조”라며 “유아가 아닌 어른들이 사용해 벌어진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통 과정에서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제주시내 한 키즈카페에서는 카페 내에 설치된 어린이용 게임기에서 여성의 알몸 이미지가 노출돼 논란이 됐다.
강경숙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성인지정책 센터장은 “게임기에서의 선정성 문제는 보상으로서 여성의 몸을 보여주는 방식에 더 큰 위험성이 있다”며 “이는 어린 나이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도록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문제가 크다. 아이들이 놀이와 게임을 할 때 보호자와 주변의 관심과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