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겨냥? 유은혜 “입시의혹 예외없이 처리” 해석 분분

입력 2021-03-29 18:0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9일 “최근 제기된 입시 의혹도 예외 없이 법과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해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30)씨 의혹 뿐만 아니라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딸의 입시부정 의혹까지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박 후보 딸 의혹 조사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상태다.

유 부총리의 발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있었던 교육부 출입기자단 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 말미에 “최근 제기된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어떤 경우든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 절차를 준수하면서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제기되고 있는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저희가 해야 할 역할은 예외 없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를 겨냥했다는 해석은 ‘최근 제기된 입시비리 의혹’과 ‘제기되고 있는 입시비리’란 말 때문이다. 조씨 입시비리 의혹은 2019년 8월 처음 불거졌으며 지난해 12월 1심 판결까지 난 사안으로 최근 불거졌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논란이라면 박 후보의 딸 홍익대 부정 청탁 의혹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 딸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의 폭로를 바탕으로 연일 부정입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도 민주당 강득구 권인숙 김철민 박찬대 서동용 이탄희 윤영덕 정청래 의원 등은 홍익대에 ‘박형준 후보 자녀 입시부정 청탁 의혹 자료를 즉시 제출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딸은 홍익대 미대 지원 사실 자체가 없다. 아무런 검증도 없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의혹’이라며 제기하고 있다”라면서 의혹을 제기한 김 전 교수 등에 5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유 부총리가 “예외 없다”고 언급한 대목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는 “입시비리 의혹을 바로 잡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게 교육부 역할이다. 예외 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예외 없이 판단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당장 홍익대 조사에 착수할 분위기는 아니다. 자칫 선거 개입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조씨 사건을 ‘물타기’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의혹이 좀 더 구체화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장 조사하는 건 아니다. 다만 (박 후보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금 더 얘기가 되면(더 의혹이 구체화되면) 사실 확인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