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 권역)’ 도입이 논의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호텔, 여행업계가 해외 호텔 및 리조트 숙박권, 항공권 등을 출시하면서 유통업계도 관련 상품 판매 재개에 나섰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국인의 52.8%는 트래블 버블 체결 후 해외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티몬이 고객 1800명에게 진행한 조사에서도 64%가 “2021년에는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가장 먼저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인터파크투어가 출시한 베트남 다낭 노보텔 및 푸꾸옥 노보텔 상품을 판매했다. 코로나19 종식 후 여행이 가능한 시점부터 1년간 사용할 수 있고, 구매 후 한달 내 100% 환불이 가능하며 국내 숙박권으로도 변경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해외여행에 대한 설렘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듯 70분의 생방송 시간동안 15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동일한 조건에 투어 상품, 타인 양도 가능 조건을 추가해 지난 2월 판매한 필리핀 보라카이와 보홀 5성급 리조트 상품 역시 총 14억원이 판매됐다. 인터파크TV에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200건, 홈쇼핑에서 3300건이 예약됐다. 지난 14일 같은 조건으로 판매한 베트남 빈펄 리조트 숙박권 역시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한 숙박 상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비슷한 상품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티몬은 지난 12일 괌 특급호텔 패키지를 최대 47%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오는 6월부터 12월 중에 투숙 가능하며 사용 예정일 7일 전까지 무료로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은 참좋은여행과 손잡고 ‘희망을 예약하세요’ 프로모션을 29일 출시했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 사이 결혼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4박5일 괌 여행 상품으로, 여행 기간은 7월 21일부터 9월 18일 사이다. 만약 출발일까지 한국과 괌 양국 간 자가격리 의무가 해제되지 않으면 예약금을 포함해 100% 환불해준다. 앞서 롯데호텔은 국내 롯데호텔에서 허니문을 보내면 내년엔 해외 롯데호텔에서 같은 기간 무료로 숙박할 수 있는 ‘트래블 포 투모로우’ 패키지도 선보였다.
여행일자를 지정하지 않은 항공권도 나왔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 8일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항공권 가격을 1년간 동결한 ‘얼린 항공권’을 내놨다. 5일만 판매하려 했으나 고객 수요가 높아 이달 31일까지로 판매 기간을 연장했다. 이 항공권은 동남아, 홍콩, 괌, 일본 등을 왕복할 수 있고 양국 간 자가격리 해제 후부터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위메프는 지난 25일 자가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해진 시기 이후에 출발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판매했다. 해외 항공권과 리조트, 호텔 숙박권 등을 먼저 결제하고 여행하려는 국가와 우리나라 간 격리가 면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1년 내 여행일자를 지정하는 방식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국내외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올해 들어 계속 살아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관련 상품들은 꾸준히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