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 국내 최초 암모니아 벙커링선 개념승인

입력 2021-03-29 17:14 수정 2021-03-29 20:40
지난 24일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본부장(왼쪽 3번째)과 한국선박기술 오동섭 대표(왼쪽 4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 개념승인 수여식'을 진행했다. 한국선급 제공

한국선급(KR)은 최근 부산 강서구 본사에서 한국선박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8K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에 대해 ‘개념승인’(Approval In Principle, AIP)을 수여 했다고 29일 밝혔다.

‘개념승인’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선박을 건조할 때 기본설계 단계에서 기술 적용의 안전성과 국제 규정 준수 여부 등을 검증하는 절차를 말한다.

한국선급의 개념승인을 받으면 개발사 측은 신개념 선박 건조에 대한 본격적인 수주 활동이 가능해진다. 조선업계 관련 기술은 개발하고도 사용실적(Track Record)이 없어 국내외 조선소에 납품하지 못하거나 해외 기술에 밀려 시장진입에 실패하는 기업이 많아, 한국선급의 개념승인을 획득한다는 건 사실상 ‘상용화 보증수표’를 획득했다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받는다.

이날 개념 승인을 받은 선박은 선박용 경유(MGO)와 암모니아를 이중연료로 하는 국내 최초 8K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이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선급, 한국선박기술(KmsEmec), 싱가포르 해외 선사인 나빅8(Navig8) 등은 공동 프로젝트(JDP)를 통해 ‘8K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선박기술은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의 기본 설계를 도맡았고, 한국선급은 이 설계에 대한 국내외 규정 검토와 위험도 평가(Risk Assessment) 등을 진행해 설계 안전성과 적합성 등을 검증했다. ‘우선 적용 선사’로 참여한 나빅8은 암모니아 선박 연료의 상용 가능성과 운항 경제성 등을 검토했다.

)한국선박기술이 설계한 암모니아와 MGO(선박용 경유) 이중연료 선박. 한국선급 제공

이들 3사가 암모니아 선박 연료에 주목한 이유는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08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 40%, 2050년 70%까지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까지 50%로 줄인다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화석연료의 퇴출을 예고한 셈이다.

이 때문에 유럽, 일본 등 주요 해외 국가에서는 암모니아 엔진 및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등 무 탄소 선박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 정부 역시 내년부터 ‘친환경 선박 전주기 혁신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무 탄소 선박으로의 전환을 차례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대헌 한국선급 연구본부장은 "해사업계가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친환경 선박 대체 연료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8K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 공동 연구는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해운사, 설계사 등 산업계와 함께 정부의 친환경 선박 기본계획에 따른 국가기술개발사업 활용 등을 통해 탈탄소화 대응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해서 추진해 해사업계를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선박기술(KmsEmec)은 50년 역사를 지닌 KMS와 EMEC이 합병해 2020년 새롭게 출발한 선박엔지니어링 전문 회사로, LNG 추진선, 전기 추진선,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기술을 보유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