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더파더·노매드랜드… 관객 맞는 4월 대작들

입력 2021-03-30 05:00 수정 2021-03-30 05:00
영화관에 활기를 불어 넣을 대작 영화가 몰려온다. 얼어붙은 관객 심리가 봄바람과 함께 녹아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전체 관객 수는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래 최저였다. 기지개를 켜려는 영화계 노력으로 실질 개봉 편수는 전월 대비 10편 늘었지만 관객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점차 극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늘면서 영화계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지난 주말 관객은 전주 대비 10만명 이상 증가한 44만여명으로 집계됐다. 27일에는 25만명이 극장을 찾았는데 올해 들어 하루 최다 관객 수다. 코로나19 확산이 더디고, 영화 ‘미나리’ ‘콩vs.고질라’ 등 극장에 볼 영화가 늘었기 때문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 최초 복제인간을 다룬 영화 '서복',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 '더 파더'. 각 제작사 제공

화제작 속속 개봉… ‘서복’, 티빙 동시 공개
‘미나리’가 일으킨 한국 영화 흥행 바람은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가 이어받는다. 흑산으로 유배된 학자 정약전(설경구)이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와 함께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돼 가는 이야기를 흑백 화면에 담은 영화다. ‘왕의 남자’로 대한민국 최초의 1000만 사극 영화를 탄생시킨 이준익 감독의 신작으로, ‘사도’ ‘박열’처럼 전쟁이나 정치 대신 시대를 몸부림치며 살아온 인간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시대극이다.

영화 '자산어보' 스틸컷

미스터리 판타지 영화 ‘싱크로닉’은 4월 첫날 개봉한다. 타임워프를 소재로 가져가면서 공포 스릴러 요소를 접목했다. 두 구급대원 스티브(안소니 마키)와 데니스(제이미 도넌)은 끔찍한 사망 사건에서 발견된 싱크로닉이라는 약물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시공간을 넘나들게 된다.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 ‘더 파더’는 7일 개봉한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작품으로,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완벽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믿은 노인 안소니가 기억에 혼란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노바디’도 같은 날 관객을 만난다. 비범한 과거를 숨긴 채 평범한 가장의 삶을 살던 허치(밥 오덴커크)의 억누른 분노가 폭발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다.

영화 '더 파더' 스틸컷

8일 개봉하는 영화 ‘모탈 컴뱃’은 90년대 최고 대전 격투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 어스렐름의 선택받은 전사들과 아웃월드의 초고수 우주 최강 챔피언들이 지구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대혈전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국내 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공유·박보검 주연의 영화 ‘서복’은 내달 15일 드디어 공개된다. 코로나19로 개봉을 연기한 이 영화는 국내 OTT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에 관객을 맞이한다. ‘건축학 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인류 최초의 복제 인간 서복(박보검)과 그를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의 동행을 담는다.

영화 '서복' 스틸컷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노매드랜드’도 같은 날 개봉한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 글로브 작품상 및 감독상,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대작이다. 영화는 어느 기업 도시가 경제적으로 붕괴한 후 그곳에 살던 여성 펀(프란시스 맥도맨드)이 평범한 삶을 뒤로하고 진짜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는다.

공연 실황·애니메이션 인기도 계속
코로나19로 영상 제작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공연계의 극장 진출도 활발해질 예정이다. CGV가 지난 2월부터 제공하는 영국 런던의 세계적 음악 축제 ‘BBC 프롬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다음 달 1일 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거슈윈 영화 음악 콘서트’가 개봉한다. 미국 대표 작곡가 조지 거슈윈이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작곡한 할리우드 영화 음악을 연주한 공연 실황이다.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실황 중계에 도전한다. 2일과 3일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실황은 전국 메가박스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에서 생중계된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을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풀어낸 공연이다. 극장 생중계는 3일 오후 5시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스틸컷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중심으로 올해 초 침체한 영화관 중심을 지탱한 애니메이션 흥행도 지속할 예정이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엔 일본 오사카의 감성이 흠뻑 묻어 있다. 한 평 방 안에 갇혀 지내던 조제와 지구 반대편 세상을 꿈꾸던 츠네오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청춘 멜로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로맨스 영화 중 하나다. 2004년 개봉 후 2016년 재개봉했고 이번엔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다. 다음 달 16일 개봉하는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공략한다.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개최를 앞둔 일본에서 벌어진 연쇄 납치 사건을 담는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한 영화들의 인기 행보도 이어진다. 현재 1위에 안착한 ‘고질라vs.콩’은 워너브러더스의 ‘몬스터 버스’(몬스터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마지막 편이다. 거대 몬스터 고질라와 유인원의 왕 킹콩이 벌이는 대결을 그린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