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21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이 출시 57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작인 갤럭시S20의 100만대 판매 도달기간을 약 한 달 앞당긴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기준 갤럭시S21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29일 밝혔다. 가장 가격이 저렴한 갤럭시S21 기본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52%였고, 울트라 모델이 약 27%, 플러스 모델이 약 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성과는 제품 가격을 낮추고 라인업을 다변화한 전략이 먹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1 기본 모델의 출고가는 99만9900원으로, 전작보다 25만원가량 저렴하다. 아이폰12 시리즈로 전 세계적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애플 역시 가장 저렴한 모델의 가격을 95만원으로 낮추면서 사용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췄다.
갤럭시S21의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애플에 내준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로 애플(17%)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조사에서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400만대 판매량으로 점유율 23.1%를 차지하며 선두에 올랐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1% 포인트 뒤진 22.2%(2300만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예년보다 이르게 갤럭시S21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화웨이의 공백을 노렸다. 그동안 2월 중순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하고, 3월에 출시해온 것과 달리 올해는 신제품을 1월에 선보이고, 2월 출시했다.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도 선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2분기에도 삼성이 선두 자리를 수성할 수 있는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신제품을 출시하는 홀수 분기에 강세를 보인 반면, 제품 공백이 생기는 짝수 분기에는 약세를 보여왔다.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샤오미와 오포를 따돌려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올해 적절한 제품 출시 계획으로 빠르게 경쟁사의 성장을 차단하고 기회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국 경쟁사들과 모든 가격대에서 충돌할 것인데 A시리즈와 M시리즈의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